최근 한 달 사이에 일본에서 몇 가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가 전해졌다. 가장 최근의 뉴스부터 보자. 일본의 인기 연예인 쿠사나기 츠요시가 4월 23일 새벽 도쿄 시내의 어느 공원에서 만취된 상태로 알몸소동을 벌였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초난강으로 알려져 있고 한국어를 잘하는 일본의 연예인으로서 특히 젊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가 무슨 연유로 그런 소동을 벌였는지 알 수 없지만 이로 인한 손실액이 600억 원을 넘는다니 한순간의 실수로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두 번째는 우리에게 우파정치인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도쿄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가 또 ‘망언’을 했다는 뉴스였다. 발단은 2016년 하계올림픽 도쿄 유치와 관련해 IOC 평가위원회가 현지 조사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였다. 영국의 스포츠 전문지 기자가 한국에서는 일본이 과거 식민지지배에서의 잔혹행위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도쿄가 올림픽 개최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고 있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던진 질문에, 이시하라 신타로는 “올림픽 유치활동과 무관한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거듭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시하라는 “유럽 선진국의 아시아식민통치에 비하여 일본이 한 일은 오히려 유연하고 공평했다고 박정희대통령에게서 직접 들었다”고 사람을 들먹이면서 자신의 본심을 숨기는 교활함을 보였다. 그의 ‘망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또 했냐?”하는 기분이었지만 역시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그런 그가 3선 째 도쿄도지사로 당선됐다고 하니 대다수 일본 국민들도 내심 그의 발언에 공감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세 번째는 한류 붐을 타고 일본에 진출한 개그우먼 조혜련에 관한 뉴스다. 작년 일본에서 우연히 조혜련이 텔레비전에 출연한 것을 보고 왠지 우스갯감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결국 사고가 터졌다. 사연인즉 3월 31일 일본의 예능프로그램에서 야시로 아키라는 가수가 일본의 국가 ‘기미가요’를 불렀는데, 노래가 끝난 후 조혜련이 웃으면서 박수를 치는 모습이 한국의 네티즌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기미가요’는 일본 군국주의시대의 상징으로 이용된 것이었기 때문에 이를 다시 사용하는 데는 일본 국민들 사이에도 저항감이 있었다. 따라서 1999년 국기국가법으로 제정되기까지 일본국내에서도 상당한 진통을 치러야 했다. 이러한 사실을 대부분의 한국 연예인들이 알고 있을 리가 없다. 조혜련 측에서도 일본의 국가인지 몰랐다고 해명하고 앞으로 일본에서의 활동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사후수습을 했다.


  그런데 일본의 국가인지 몰랐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 문제인지, 또한 그것을 모르고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고 해서 마녀사냥 식으로 비판을 해야 할 문제인지, 한번 쯤 다시 생각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그것은 위의 세 가지 사례가 전혀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일관계라는 점을 매개로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한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학생들은 초난강이나 연예인에 관한 뉴스라면 관심을 갖지 역사문제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더구나 최근에는 지나치게 과거에 얽매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주장도 제법 공감을 얻고 있다. 물론 그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이시하라 신타로와 같은 사람이 가진 저의가 무엇인지를 알고 초난강을 좋아하든지, 조혜련이 일본에서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일본을 제대로 모르고 좋아하는 것과 일본을 제대로 알고 좋아하는 것과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문학부 일본학 전공 박진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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