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만으로도 버거운데, 신문ㆍ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소식들마저 우울하고 답답한 것들 일색이니 우리 서민들의 삶은 힘들기만 하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의 부모님들 세대, 그 부모님들의 부모님들 세대에 비하면 우리들의 삶은 훨씬 나은 편이라고. 과연 그럴까?
외형상으로, 물질적으로만 보면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옳은 말씀이다. 그분들은 배고픔을 참아가며 열심히 일했지만 항상 끼니를 걱정해야 했고, 그렇게 고단한 삶 속에서 여러 차례 큰 전쟁까지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은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규모 세계 13위의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건설하셨고, 우리들은 그런 현실에 살고 있으니까.


그런데, 우리들은 왜 삶이 힘들게만 느껴질까? 그분들과 우리들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어 그분들은 분발했는데 우리들은 지치고 때론 좌절하기까지 하는 걸까? 필자는 그것이 “꿈의 크기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은 어렵고 팍팍한 삶을 살면서도 당신이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인생역전”을 할 수 있으리라는 꿈을 꾸며 살았고, 당신이 못하면 당신의 자녀들 세대에서는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더욱 분발할 수 있었으리라.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들이 꾸는 꿈의 크기는 점점 작아져만 간다. 인생역전? 그건 로또 같은 도박에나 어울리는 용어가 되고 말았다. 왜? 수많은 외적 요인들이 우리들의 “인생역전” 의욕을 꺾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일 국회 법사위 산하 특별소위에서 확정한 변호사시험법개정안도 우리 서민들의 의욕을 꺾으려 하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 앞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으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자격조차 주지 않겠단다. 변호사시험, 예전의 사법고시가 어떤 시험인가? 가장 대표적인 “인생역전”의 기회, 그러나 로또와는 질적으로 다른, 누구나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값진 기회였다. 그런데, 로스쿨 첫 해 등록금만 연2천만원 정도라니, 3년 과정을 마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야 할까? 우리 서민들이 언감생심 법조인이 되겠다는 꿈이나 꿀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도 '사법시험을 통과한 소수 기득권층'에게 법을 빼앗겼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은데, 개선은 못할망정 어떻게 그런 개정안을 내 놓을 수 있는지 신기하다. 직업의 자유, 공무담임권 및 평등권 침해 같은 전문용어를 써가며 비판하고 싶지도 않다. 국가의 발전과 건강한 사회 유지를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든지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제도여야 하지 않겠는가. 하필이면 만우절날 확정된 변호사시험법개정안이 그야말로 만우절 해프닝으로 끝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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