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입학을 하고 3월 초에 ‘반 고흐, 영혼의 편지’라는 제목의 책을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이 책은 빈센트 반 고흐와 그 동생 테오 반 고흐 사이에 오간 편지의 내용이 담겨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읽으면서 제목에서처럼 그의 맑은 영혼을 느낄 수 있었고 점점 그 내용에 빠져들게 됐다.

  고흐는 그림이 팔리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기 작품의 명성이 알려지고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그의 확신은 옳았다. 현대에 와서 ‘반 고흐’하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는 명성 높은 화가가 되었다. 그는 시대를 잘못 태어난 것일 뿐이었다. 살아생전 팔린 유화는 한 점 뿐이었고 그 마저도 높은 가격을 받지 못했다. 고흐는 진정으로 그림을 사랑했고 자신의 모든 걸 바쳤다. 그는 미친 듯이 그림을 그렸고 실력이 향상되길 원했다. 힘든 상황이 닥쳐와도 고흐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일으켜 세우려고 노력했다.

  ‘나는 색에 대한 감각이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걸 배울 것이고, 내 속에 이미 유화의 뿌리가 존재한다고 확신한다.’고흐가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일이란 쉽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평생 그것을 알지 못하고 물음표를 남긴 채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흐는 자신이 화가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확신에 차있었다. 

  고흐는 열심히 그림을 그려도 팔리지 않아 수입이 없었지만 연습을 계속 해야 함을 느꼈다. 형이라는 체면에 동생에게 계속 지원을 받아하는 창피함도 있었고 나중에는 몸까지 안 좋아지지만 그는 끝까지 붓을 놓지 않았다. 발작이 일어 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까지 그림을 그린 고흐다. 그가 죽기 전 그린 마지막 작품,‘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보면 그의 마음상태를 알 수 있다. 고통, 광기, 절정, 영혼…….

  이제 나에게 이 책을 선물해 주신 분의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나의 경우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나도 어서 해답을 찾아 고흐와 같이 한 가지에 모든 열정을 다 바쳐 보고 싶다. 그 일이 비록 하찮은 일이 될지라도 진정으로 그 일이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라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대학교 1학년이라는 현 시점에서 학점도 중요하고 장학금을 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 남겨진 대학생활 4년 동안 다양한 분야를 도전하는 것이 더 가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캠퍼스의 벚꽃향기에 취해본다.

 김혜인(영어영문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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