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지만 먼 나라, 북한. 분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간의 교류는 간간히 이어져 왔다. 그러나 북한과 우리나라는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잠시 휴전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 여전히 충돌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남한과 북한의 잦은 마찰로 인해 국제 사회에는 냉전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무엇이 북한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작은 나라 북한, 전세계를 긴장시키다

북쪽은 지난 3월 9일 한-미 키리졸브 연합군사연습을 이유로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하고, 다음날 정상화시켰다. 그리고 다시 13일부터 통행을 중단시켰다가 17일 정상화시키는 등 ‘내멋대로 식’인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현재 지난 30일에 연행한 현대아산 직원이 아직까지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협력 사업구역이지만, 정치ㆍ군사적 이유로 휘둘린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나섰다.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과 미사일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1970년대부터 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해온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이 장거리 미사일, 즉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머리부분에 핵을 탑재하면 핵미사일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장거리 미사일은 인공위성이나 우주왕복선 등을 띄울 때 쓰는 로켓을 사용해야 한다.
북한이 발사하려는 시험통신위성인 ‘광명성 2호’를 좋은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북한이 광명성 2호를 띄우는 데에 성공한다면 장거리 미사일을 쏠 수 있는 기술력을 모두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만약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의 개발이 성공하면 북한에서 30분이면 북미 지역 어느곳에나 핵탄두 미사일을 쏠 수 있게 된다.

도발적인 행동, 원인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북한은 왜 도발적 행동을 일삼으며 국제사회에서 ‘문제아’ 역할을 자처하는 것일까. 우선, 북한의 정치체계의 특성에서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다. 북한은 건국 이래 지금까지 강력한 일인지배체계를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유일 권력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심상치 않은 건강상태와 맞물린 후계자 문제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북한 지도자의 승계 문제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권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도발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경제난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고수하면서 제한적인 개혁ㆍ개방정책을 취해 왔지만 경제적 파급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최근에는 식량과 생필품 증산을 통한 주민들의 기초생활 향상과 전력ㆍ석탄 생산 증대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반도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압박하고자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의 햇볕 정책과는 달리, 지원물자를 끊는 등 강경책을 고수하는 정부의 태도에 개성공단 사건과 인공위성 발사 등을 이용해 남북 관계에 있어 우위를 선점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세계 각국은 이런 북한의 태도를 ‘벼랑 끝 전술’로 보고 있다. 그 중 가장 높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미국의 관심 유도설’이다. 미국의 관심을 끌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계획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그런데 갑자기 태도를 바꾸고 요격 및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최종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알래스카에 도달할만한 거리를 확보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받아들인 듯 하다. 이와 반대로 일본은 미사일 요격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일본 정부는 3월 27일 안전보장회의를 열고 자위대법에 근거한 ‘탄도미사일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 반면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장착 보도와 관련해 사실 확인은 하지 않은 채 각국이 절제되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 또한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북한을 너무 편파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국제사회에 발사체를 인공위성이라고 발표하고, 정식 허가절차를 밟았기 때문이다. 기존의 만행만을 생각해 북한을 ‘악’으로만 몰아가는 태도도 옳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연성 있는 대북정책 시급하다

논란의 중심인 북한의 태도는 미국의 진보정부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충분히 갖게 했다. 또한 북한의 위협에 주변 국가들이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기회를 제공한다는 긍정적 의의를 갖는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소유는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키는 등의 문제점을 불러온다. 홍규덕(정치외교 전공)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지지를 잃게 돼 결과적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홍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와 입장을 같이 한다는 취지가 중요하다며 “너무 강경한 태도는 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우리나라 나름대로의 준비는 갖춰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북한이 태도를 바꾸면 쉽게 해결 될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강경파 정부는 ‘원칙 있는 대북정책’에 대해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때로는 한반도의 평화를 어지럽히는 요소임이 분명하지만 그들을 배제하고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 나아가 통일의 문제를 생각할 수 없다. 당근과 채찍을 적당히 섞인 유연성 있는 정책이 시급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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