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사이버 공간을 위한 교육 시급하다


IT 강국 대한민국은 인터넷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앞서 가는 나라이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하는 전세계 사업자들이 한국을 테스트 베드로 삼기도 할 정도이다. 대한민국 인터넷의 높은 보급률과 잘 정비된 통신망은 후발 국가에서는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정보 고속도로는 잘 뚫려 있지만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여러 부작용을 보면 진정한 의미의 인터넷 강국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처음 사이버 공간을 가상공간이라 부르는 이유는 현실세계와는 분리된 영역이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은 우리 일상의 일부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더 이상 현실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힘들다. 사이버 공간은 그 나름대로 네티즌들의 사회를 꾸려나가기 위한 규범이 필요하다. 물론 사이버상의 규범은 오프라인에서 요구되는 규범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대적으로 강도가 덜하기도 하고 운영 원리가 다른 경우도 있다.


인터넷을 통한 해킹과 같이 명백한 범법 행위는 아니지만 네티즌들은 별다른 의식 없이 타인에게 폐가 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익명성 뒤에서 악플로 남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행위는 현실에서 얼굴을 맞대놓고 악담을 퍼붓는 것과는 사뭇 다른 의미일 수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가는 근거 없는 소문이나 악의적인 왜곡은 피해 당사자에게 참아내기 힘든 고통을 줄 수 있다.


상업적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퍼나르거나 다운로드 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이다. 하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이 별 다른 의식 없이 저작권 침해 행위를 저지르곤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애써서 만든 음악이나 영화 등이 제대로 저작권을 보호 받지 못한다면 콘텐츠 산업의 미래 자체가 위태로울 지경이다.


문제는 이처럼 사이버 공간에서도 일정한 규범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하여 네티즌들의 자각이 미약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체계적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초등학교부터 사회 도덕을 배우듯이 하루 빨리 사이버 공간에 대한 규범 교육도 강화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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