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대학생활 동안 꼭 한번 하고 싶은 일로 해외배낭여행을 꼽는 것처럼 필자 역시 그랬다.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장학금을 탔다는 이유로 부모님께 친구들과의 배낭여행을 보내 달라 했다. 왜 일본에 가고 싶어 했는지는 필자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절친한 친구들과의 약속이었고 왠지 해외에 가면 뭔가 다른 세계가 펼쳐질 거라는 착각 속에 비행기를 탔다.


필자는 여행에서 한 장이라도 더 많은 사진을 찍는데 혈안이 돼 있었다. 많은 생각을 하고 친구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그리고 더 큰 ‘나’가 되어 돌아오자던 당초 다짐은 빡빡한 일정 속에 묻혀버렸다. 그리고 필자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관광 명소의 사진들뿐이었다. 여행이 끝나서야 ‘사진이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의 일본 여행은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여행이라는 설렘에 부모님이 힘들게 번 100만원을 일주일 만에 철없이 날려버린 어린 날의 객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모든 이의 배낭여행이 이렇다는 건 아니다. 여행에 갔다 와서 정말 많은 것을 얻는 이도 많다. 그러나 무언가를 얻고 돌아온 이들은 뚜렷한 목적과 그에 대한 철저한 준비, 마지막으로 ‘고생’을 했기에 뭔가를 얻고 돌아오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에 글로벌 탐방단에 선발돼 미국에 다녀왔다. ‘목표’, 뚜렷했다. 미국 명문대학은 왜 세계적인 명문 대학인지, 도대체 한국 대학의 교육 시스템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느끼고 싶었다. 이 목표는 진로와 관련돼 필자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준비’, 사전탐방을 통해 철저하게, 열심히 조사했다. ‘고생’, 말도 못하게 고생했다. 미국에 가서 노트북 켜놓고 몇 날 며칠 밤새도록 인터뷰를 준비한 경험은 잊을 수 없다. 교수님까지 14명이나 됐던 탐방단 간의 의견마찰은 다반사였다. 밤거리에서 버스를 놓치기도 했고, 비행기를 놓쳐 팀과 떨어진 적도 있다.


미국 여행 후, 고생하며 얻게 된 값진 경험들은 필자에게 고스란히 남았다. 정말 식상한 얘기지만 고생을 하고 나니 스스로가 조금 성장한 것 같다고 느꼈다. 보이는 것도, 꿈도 커졌다. 그리고 조금씩 변화를 꿈꾸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목표가 뚜렷하다면 해외여행에 도전하라. 고생하기 두려워 몸을 사리지 마라. 고생을 해야 얻는 것이 생긴다. 학기 초부터 방학에 대한 얘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하계 글로벌 탐방 모집? 무조건 도전하라.

                  신세미 (교육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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