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연극 동아리 ‘반극회’의 제 83번째 정기공연 ‘자살에 관하여’가 학생회관 6층 섬김홀에서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공연됐다. 극작가 이강백 원작의 <자살에 관하여>는 자살이 지니는 의미와는 다르게 자살을 통해 삶의 의욕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의 모순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연극의 주 배경은 남지인과 유경화의 집이다. 주제가 어두운 만큼 연극은 정적이다. 상습적으로 자살 기도를 하는 유경화는 라디오 PD인 남지인과 자살 상담 방송을 하게 된다. 이 방송은 코너 자체의 신선함, 유경화의 화술로 많은 사람을 살리면서 청취율 1위를 기록하고 유경화는 일약 스타가 된다. 남지인은 자살 상담 방송의 원래 목적보다 자신의 인기에 연연하는 유경화를 경고하지만 유경화의 욕심은 멈추지 않는다. 결국, 자살 상담 프로그램은 방송 부적합의 이유로 막을 내리고 유경화는 자신에게 상담 받은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동반자살하자는 제안을 하며 이야기는 절정에 이른다.


이번 연극에서 유경화 역을 맡은 안상원(법 07) 학우는 “관심 받기 위해 자살 기도를 하는 유경화와 자살은 생각하지 않지만 삶에 의욕이 전혀 없는 두 여자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대변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안 학우는 “1월 초부터 시작한 연습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돼 기쁘고 올해 들어 하는 첫 공연이라 많이 떨렸다”며 “남은 공연 기간 동안 많은 학우들이 관람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공연을 관람한 이수진(작곡 09) 학우는 “요즘 잇단 연예인의 자살과 공교롭게 주제가 연결 돼 관람하게 됐다”라며 “자살은 생각은 쉽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긴 어려운 것이라는 모순을 잘 지적했고, 대학 동아리의 연극이라 해서 어색할 줄 알았는데 연기와 연출 모두를 열정적으로 능숙히 해내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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