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시네마 상상마당에서 안해룡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작업과정에 대한 진솔한 얘기를 털어놓았다. 기자는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해,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의 영화의 제작과정 그리고 뒷이야기에 대해 질문했다. 기자와 관객들이 질문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봤다.

Q. 어떤 계기로 위안부를 소재로 영화를 제작하게 됐나?
A. 2004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위안부할머니들의 비디오 증언집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일본에 계신 송신도 할머니도 증언하시게 됐고, 이때 할머니를 처음 뵙게 됐다. 이 때문에 송할머니와 10년간 재판과정을 함께 겪은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이하 지원모임)과 연락할 기회가 있었다. 그 이후 지원모임 내에서 자신들이 촬영한 자료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내게 영상물 제작을 의뢰했다. 나는 지원모임 내부용보다는, 다른 사람도 볼 수 있게 영화로 제작해 보자는 제의를 했다.

Q. 이전의 위안부 피해자 관련 영화나 다큐멘터리와 비교해 이 영화의 특별함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많은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존재한다. 위안부 여성의 피해를 살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할머니의 정신적ㆍ신체적 피해에 대해서 넣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위안부 여성의 피해와 전쟁이라는 시대상황에 초점을 맞춘다면 다른 영화와 차이점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지원모임과 할머니와의 특별하고도 특수한 관계에 집중하게 됐다. 지원모임과 할머니가 만나 서로 변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지원모임이 지치지 않고 재판을 계속해서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할머니 또 지원모임과의 관계를 통해 전쟁 때 입은 상처를 회복하면서, 사람에 대한 불신의 벽을 점차 허물어가는 할머니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따라서 최대한 감독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지원모임의 시선에서 할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는 형식을 취했다.

Q. 영화작업과정과 작업과정 이후를 설명해 달라
A. 영화에 할머니의 생활 모습을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할머니의 신상정보가 공개가 되면 우익의 표적이 될까 영상으로 담아내지 못했다. 영화작업과정에서 가능하면 지원모임의 영상과 초기의 자료들을 사용하려고 애썼고, 최고위원회판결 이후 할머니의 모습을 담아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지원모임 내에서 4번의 시사회를 가졌다. 완성에 이르기까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일본에서는 2007년 8월 25일에 첫 상영을 시작했다. 한국에서의 상영은 여러 가지 이유로 조금 늦어졌다. 전주영화제에서 상영이 되고 난 이후에, 배급사에서 연락이 왔고 내레이션 작업을 하게 됐다.

Q.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여론의 반응은 어떤가?
A. 사실 송신도 할머니는 일본 내에서 굉장히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는 언어적 갭이 있어 일본인들에게서 큰 이해를 이끌어 내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송신도 할머니는 일본어로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여 증언했기 때문에 언어적 거리감을 뛰어넘었다. 또한 송신도 할머니의 놀라운 언어적 표현과 통찰력에서 비롯되는 카리스마로 일본 내에서 10여 년간 주목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이 작품을 영화라기보다는 10년간의 시민운동의 결과로 보는 시각이다. 일본에서 영화 개봉 시 할머니의 인생과 할머니를 소개하는 기사는 많이 나왔다. 단순히 할머니와 영화를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할머니의 인생관과 인류애적인 반전 메시지가 새롭게 조명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나의 마음은지지 않았다>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많은 인기를 얻으며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이전부터 재일교포와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이 영화 제작 전부터 구상하고 있던 작품이 있다. 나고야에 있는 조선인학교에 대한 작품인데, 구체적인 제작과정을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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