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에서 스펙이 중요한가요?’ ‘눈높이를 어디에 맞춰야 할까요?’ ‘면접 잘 보는 비결은 뭐가 있을까요?’ 인터넷에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지지만 자신에게 맞는 시원시원한 대답은 찾아보기 힘들다. 고학력자의 취업난의 상황에서 숙명인들의 돌파구를 위해 삼성전자 인적자원개발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안승준(문과대학 겸임교수) 전무를 찾아갔다.

- 삼성전자 인적자원개발연구소 안승준 전무

진짜 ‘스펙’을 쌓아라
많은 대학생들은 더 높은 학점을 받기위해 재수강, 삼수강을 불사하고 힘들게 들은 학점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의 서류전형을 통과하는 이력서는 학점 순이 아니다.
안 전무는 “서류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관련분야에서 쌓은 경력”이라고 말했다. 대학은 전공이수학점이 적어 ‘전공자’로서 인정받기에는 다소 부족하다고 한다. 보통의 졸업학점 140학점으로 주전공과 복수전공, 연계전공, 여기에 교양과목까지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객관식과 단답식 등의 암기식 시험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험이 끝나면 공부한 내용을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때문에 기업은 대학의 학점을 신뢰하지 않고, 좋은 성적보다는 자신이 희망하는 직종에서 쌓은 경력을 우선으로 본다. 그러나 안 전무는 “단순히 용돈을 벌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별 소득이 없는 1~2년의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같은 것들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아르바이트는 서빙 등이기 때문에 서비스업종에 종사하고자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경력’으로 인정받기가 힘들다.
이처럼 경력이 취업을 좌우하는 사회분위기를 따라 우리 학교는 학생들의 경력개발을 위해 지난 2005년 ‘취업지원센터’를 ‘취업경력개발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학생들의 경력을 개발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면접, 솔직함과 정직함이 답이다
앞서 회사는 대학 성적을 신뢰하지 않고, 경력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언급했다. 여기 경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면접이다. 면접은 인성ㆍ집단ㆍ프레젠테이션ㆍ영어면접 등의 유형으로 이뤄진다. 면접 유형이 다양하다보니 구직자들은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고, 자신이 왜 면접에서 떨어지는 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왜 면접을 보는 것일까. 인사담당자들은 면접만으로도 구직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한다. 가정환경과 정신상태, 신체의 건강함 등을 알 수 있고,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하지 않아도 어떤 포부와 비전을 지녔는지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안 전무는 “인사담당자들은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을 과대포장하지 않고, 최대한 솔직ㆍ정직하게 면접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류전형에서의 성적이나 학점은 ‘과거’의 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나면, 채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회사에서는 앞으로 함께 일할 인재를 찾기 때문에 면접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학년, 취업준비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안 전무는 딱 잘라 4학년 때 시작한 취업준비는 이미 늦은 거라며 “대학 1학년 때부터 사회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취업시즌이 돼서야 준비하는 인생설계는 무계획적이고 즉흥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구직자들은 무조건 인지도가 높은 직장을 택하거나 취업을 위해 자신의 꿈과 적성에 마지 않는 직장에 원서를 쓰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변화 속도가 빠르고, 정년이 짧기 때문에 직장을 구할 때도 먼 미래를 보고, 자신의 적성과 인생관 등을 부여해 직장을 결정해야 한다. 한 예로, 옛날에는 해외 여행이 어려운 시대여서 해외 출장이 잦은 무역업이 인기가 있었지만 불과 십여 년이 흐른 지금은 누구나 해외에 나갈 수 있게 되면서 비인기직종이 됐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취업‘준비’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지금은 정보화 시대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는 사람만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들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채용공고를 올려놓기 때문에 저학년때부터 관심을 갖지 않으면, 졸업ㆍ취업시즌에도 쉽사리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안 전무는 “양이 중요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하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시대가 변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시대인 만큼 그에 맞는 국제적인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영어공부에만 열을 올리는 학생들에게 다소 절망적일지도 모르나, 안 전무는 “영어는 기본이고 다른 나라의 언어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제적인 매너까지 갖춘다면 더욱 좋다고 말했다. 또한 아는 것이 힘인 정보화 시대인 만큼, 컴퓨터를 잘 다룰 줄 아는 능력은 당연시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예스-마인드’
유래없던 경제난이 불어닥친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취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다시 희망을 갖기에도 버거운 이 때, 구직자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평소에도 한결같이 공부하는 사람? 많지 않다. ‘시험’이 있기 때문에, 그 때 집중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때문이다. 안 전무는 “지금이 시험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취업난에 모두들 힘들어 하지만, 지금이 기회다”며 “힘들 때일수록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다면 정말 자신에게 맞는 곳을 찾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는 구직자들은 신세한탄의 대부분은 ‘이게 다 ~때문이야’라는 식이 많다. 교육을 비난하고, 사회를 비난하고, 심지어 뭐든지 대통령의 정치력을 비난하기가 일쑤다. 안 전무는 “대학은 사회인을 배출해내지만, 사회의 요구를 가르쳐주지도 않고, A/S는 더더욱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학생들은 공부를 왜하는지도 모르고, 학점만 나오면 되는 지 안다”며 “자신의 인생은 자기 자신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도 끝까지 숙명인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안 전무는 이경숙 전 총장의 '승리(VICTORY)해야 한다'는 말을 인용했다. 그는 "승리(VICTORY)는 비전(Vision), 지성(Intelligent), 소통능력(Communication), 믿음(Trust), 조직력(Organization), 책임감(Responsibility) 그리고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마인드(Yes mind)의 머릿글자를 의미한다"며 "그 중 비전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춘다면 취업문은 더 이상 '좁은 문'이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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