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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 깨물어주고 싶은 미니어처의 세계
정소영 기자  |  smpjsy71@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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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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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톱보다, 동전보다 작은 물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건 뭐지.’ 자세히 보니 음식과 꽃병, 접시들이다. 세세하게 표현된 모양과 질감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보면 볼수록 작고도 넓은 세계에 빠져들게 되는 이곳은 미니어처의 세계다.


미니어처란 실물과 같은 모양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작은 모형이다. 얼핏 보면 단지 크기만 작은 것 같지만 그 속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필자는 미니어처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한국미니어처협회’를 찾았다. 인사동에 위치한 협회에서는 회원들이 미니어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이곳은 미니어처의 세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정보를 나누고 교류하기 위해 설립됐다.


3월 9일 금요일 저녁 6시. 많은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는 ‘프라이데이나잇’이지만 10평 남짓한 공간에서는 미니어처 제작이 한창이다. 만들기에 열중한 열댓 명의 사람들에게서 미니어처를 향한 열정과 진지함이 느껴진다. 협회의 회장이자 미니어처작가인 최정림 씨의 작업실 책장에는 『세계의 주거문화』 『서양의 주택과 실내의 양식』 『한옥의 재발견』과 같은 인테리어 전공 서적들이 가득하다. 미니어처 제작을 단순한 취미 정도로 생각한 것과는 달리 높은 전문성과 진지함이 요구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작업대 위를 둘러보니 작은 서랍이 눈에 띈다. 저마다 ‘유리’ ‘수저’ ‘귀고리’ ‘가루’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안의 내용물들은 한 번 섞이기라도 하면 다시 분류하지 못할 정도로 작다. 그 옆에는 작품에 작은 장식을 달 때 쓰이는 이쑤시개가 풀이 묻은 채 잔뜩 놓여있어 미니어처에 들어가는 정성과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밖에 있는 작품들도 한 번 죽 둘러보세요.” 최정림 씨의 말에 따라 작품이 진열돼 있는 곳으로 향했다. 대강 둘러보기에는 너무도 놀라운 미니어처 작품들이 가득하다. 손바닥만 한 공간에 들어차있는 화장대와 침대, 그 위에 세세하게 표현된 손거울, 립스틱, 로션까지……. 한 발짝 물러서 시야를 조금만 넓혀보면 이내 하나의 마을이 나타난다. 생선가게, 과일가게, 빵집, 술집들이 늘어선 공간을 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갓 구운 빵 내음이 날 것도 같고, 이국적인 평화로움도 느껴진다. 필자 역시 미니어처가 되어 그 공간에 들어가고 싶은 착각마저 든다. 미니어처의 매력은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공간을 직접 창조하고 대리만족을 느끼는데 있는 것이 아닐까.


“언니, 지금 뭐 만들어요?” “케이크 만들고 있어. 생크림 모양 내는게 만만치 않네.” 작은 것을 사랑하는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 이들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 도란도란 즐겁게 담소를 나눈다. 한창 미니어처 만들기에 열중한 김아주 씨(21세)는 한 시간 반 남짓 거리의 인천에서부터 매일 이곳을 찾아온다. “블로그를 통해 우연히 미니어처에 대해 알게 됐어요. 배울 때마다 새롭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죠.” 미니어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작은 것에서 무한한 우주의 매력을 느낀다. “이 작은 의자는 무엇으로 만들었게요? 요구르트 스푼으로 만들었답니다. 요구르트를 떠먹다가 ‘아, 이거다!’ 싶었죠.” 앉으나 서나 미니어처를 생각하는 그들에게 세상은 온통 작은 것들뿐이다. 미니어처의 세계가 바로 ‘작은 것의 미학’, 그 선두주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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