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 속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교육의 의미를 살펴보면 학교라는 기관에서 교사가 계획적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것 말한다. 그리고 이 가운데는 교과서라는 매개체를 통해 학생들에게 교육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러나 지금 정작 학생들은 배제된 채, 매개체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와 역사교과서 집필진의 의미없는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교과부가 ‘좌편향’ 주장이 제기된 한국 근ㆍ현대사 교과서 6종에 수정권고를 내렸고 교과서 집필진들은 이를 거부하며 반발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마치 역사드라마의 시나리오 제작 현장을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시나리오를 받아들일 관객은 제외된 채, 감독과 작가가 상반된 주장을 갖고 으르렁거리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역사교과서를 하나의 시나리오라고 표현한 것은 역사가 과거의 온전한 사실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를 거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역사에 대한 사실은 무수히 많고 상충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교과서와 같은 역사서술에 있어 사실선택은 불가피하다. 가장 이상적으로 역사교과서를 편찬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찾는 것이지만 지식인들은 이러지는 못할망정 가타부타 서로간의 잘못따지기에 여념이 없다.


기자는 아직도 중ㆍ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지문이 드문드문 떠오를 정도로 교과서에 대한 기억은 아련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기자의 머리 속에 가장 강하게 인식돼있는 것은 교과서에 실린 구절이 아닌 선생님의 열정어린 수업이었다. 교과서가 어떤 지문으로 나오더라도 이를 올바르게 해석할 줄 알고 학생들이 생각하고 토론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교사가 양성될 때 제대로 된 역사적 인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자가 고등학생 동생에게 이 일에 대해 물으니 “그래서 수능에는 어떻게 나온다는거야?”라고 반문했다. 어느 새 자국의 역사가 시험문제의 일부분으로만 전락하고 만 것일까. 게다가 이웃나라 중국의 동북공정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최근에는 일제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논문이 일본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얼토당토않은 일도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의 턱없이 부족한 역사의식, 이웃나라의 끊임없는 역사왜곡 공격을 그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현 역사교육에 있어 가장 염두해야할 것은 역사 자체의 중요성을 인지시키고 이러한 사실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자양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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