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도서관에서 여성학군단 도입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는 여성 인력을 군 관련 영역에 진출시켜, 군(軍)과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여성 인력의 활용을 확대하자는 명분이다. 그러나 여성학군단은 다음과 같은 면에서 봤을 때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방부는 여성학군단을 당장 도입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97개 대학에 설치된 학군단에 여대생 입단을 허용하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국가 재정 중에 가장 지출이 많은 곳이 바로 국방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군인들은 세계의 다른 군인들에 비해 월급이나 여러 가지 복지 혜택을 적게 받고 있다. 지금 현재의 파이도 작은데 굳이 그 파이를 먹을 사람만 늘리는 것이 과연 군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일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지금의 군을 유지하는데도 국민들의 세금이 많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여성학군단을 운영하게 되면 운영비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아야 함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군은 대한민국 남자를 대상으로 지원제가 아닌 의무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의 인력은 부족함이 없다. 또한 우리나라의 군사력은 세계 군사력 순위 9위로, 세계적으로 비교해 봐도 우리 군의 경쟁력은 뒤처지지 않는다. 군사력을 판단하는 잣대는 군의 인원이 아니라 군사장비의 기술력이다. 그러므로 군과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명분으로 여성학군단 도입의 주장에 알맞은 근거가 될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학 졸업자들을 대상으로 연간 420여명의 여성 장교를 선발하고 있다. 때문에 군에 필요한 여성 인력의 운용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만약 여성의 사회진출을 확대하고자 하는 정책이라면, 선발되는 여성 장교의 수를 늘리거나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시범적으로 소수 학교만 입단을 허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단지 명분만 바라보고 내세우는 주장은 필요 없다. 현실을 직시하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윤수진(언론정보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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