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마다 발행되는 숙대신보. 매주 뚝딱 요술을 부리는 것도 아니고 어떤 과정을 통해 신문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학우들이 매주 월요일마다 받아볼 수 있는 신문은 아이템회의, 점검회의, 편집회의 등 수많은 회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숙대신보사의 회의 중 ‘편집회의’의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월요일 여섯 시가 되자 기자 전원이 회의실에 모여 편집회의를 시작했다.
편집장 : 오늘 회의에서는 이번 창간호에 들어갈 4컷 카툰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할 것입니다. 저번 시간에 이야기했던 대로 기자생활의 일부가 드러나도록 구체적으로 말해보죠.
강미경 기자 : 기사를 다 썼는데 컴퓨터가 다운되고, 카메라가 고장 나서 사진 날아갔던 일들에 대해 그리면 어떨까요?
편집장 : 그런 것보다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아우르는 대주제가 필요할 것 같아요.
최윤영 기자 : 그러면 ‘숙대신보 기자가 절대 할 수 없는 것’ 이런 건 어때요? 회의가 있을 때는 집에 일찍 못 가는 것이라든지, 친구들이랑 자주 못 노는 것 등 이런 식으로 재밌게 할 수 있잖아요.
편집장 : 우리가 할 수 없는 게 또 뭐가 있죠?
노경진 기자 : 기사를 마무리 짓기 전에는 집에 가지 못한다는 거요.
김현주 기자 : 맞아요. 특히 금요일 마감하는 날에는 거의 모두가 학교에 남아 있잖아요.
고수정 기자 : 그럼 네 컷을 각각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는 대주제로 나눠 그 주제에 맞게 기자생활을 담으면 어때요?
편집장 : 흠... 그럼 대주제는 그렇게 합시다. 희로애락에 맞는 아이디어를 좀 더 말해보죠.
민유경 기자 : 저는 학우들이 신보를 읽는 모습을 보면 기쁨을 느껴요.
편집장 : 아, 괜찮네요. 그건 ‘희(喜)’부분으로 하죠. 또 다른 내용은 없을까요?
남궁가람 기자: 저는 ‘희’보다는 ‘애(哀)’가 더 많이 생각나요. 취재하기로 한 행사가 취소돼서 다시 기사 아이템을 찾아야 할 때처럼요. 이런 것들은 어떨까요?
편집장 : 좋습니다~ 또 오타가 크게 나온 것이라든지, 앞에서 말한 대로 숙대신보 기자들이 절대 못하는 일 중 가장 적절한 것을 골라서 합시다.
김현주 기자 : 그럼 ‘락(樂)’은 야식 먹을 때로 하는 건 어때요?
편집장 : 야식 말고 ‘락’에 관한 다른 아이디어들은 더 없나요? 더 생각해 봐요.
김희연 기자 : 아무래도 가장 기쁠 때는 야식 먹을 때인 것 같아요.
(정적)
기자들 : 맞아요. 야식으로 정해요.
편집장 : ‘희’에 관한 얘기는 하나밖에 안 나왔는데 더 없나요?
회의는 ‘희로애락’에 들어맞는 상황들을 찾기 위해 밤 늦게까지 진행됐다.

아이템 회의를 거친 후, 기사를 쓸 담당 기자와 그 기사를 검토할 부장기자들을 배정한다. 매주 정기자들이 돌아가면서 쓰는 ‘기자 25시’의 경우, 편집장이 “이번 호 기자 25시는 누가 쓸래요?”라고 물으면 여러 정기자들은 서로 눈치를 살핀다. 그러다 결국 누군가 “저요. 제가 쓸게요”라고 자원한다. 그러면 다른 기자들은 기사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 기자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회의는 기사를 쓰는 기자와 그 기사를 수정하고 검토해 줄 부장기자들을 정하기 위해 계속해 이어지고, 그리고서 담당기자들이 모두 정해지면 그때부터 기자들은 마감시간까지 시간과의 사투를 벌인다. 이처럼 기자들은 신문 한 귀퉁이의 작은 기사를 쓰기 위해서 많은 회의를 거치고 더욱 나은 기사들을 제공하기 위해 해가 저물도록 기자실을 벗어나지 못한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