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1164호 보도면에 우리 학교 수시 2학기 1차 모집 마감에 대한 기사를 썼다. 수시 전형을 취재하면서 기자는 이번 09학년도 2학기 수시 모집에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사실을 알게 됐다. 입학사정관제는 전문적인 사정관이 학생들을 성적뿐 아니라 그들의 환경과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발하는 제도로, 이때 수능점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었던 학생의 다양한 자질을 평가할 수 있는 제도이다.

한국식 대학 입학제도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대학 입학에 거의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학생들은 계량화된 자신의 성적에 맞춰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같은 입학제도에서는 오로지 성적만이 학생의 잠재력과 자질을 판단하는 잣대가 된다. 공부 이외의 능력이 등한시된 학생은 ‘내가 공부하고 싶은 학교, 지도받고 싶은 교수’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으며, 학교는 필요한 인재를 발굴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입학사정관제는 기존의 한국식 입학제도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사정관제는 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학생의 잠재력과 창의력은 물론 특기와 리더십, 봉사적 성품 등을 평가해 보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적인 사정관제도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선 사정관의 학생 선발 판단이 지극히 주관적으로 보일 우려가 있다. 사정관제가 보편화된 하버드 대학의 경우, 사정관들은 학생들이 치룬 에세이, 인터뷰 결과와 학생들의 대외활동 등을 종합한 뒤 2~3회의 심층토론을 거쳐 합격 여부를 정한다. 이처럼 우리 학교 또한 입학사정관제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생 선발에 엄정한 과정과 세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 만일 상중하식의 적당히 짜여진 등급으로 학생들을 뽑는다면 공정성이 떨어지며 사정관제의 의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할 것이다. 또 입학을 담당하는 사정관은 학교의 이념과 목표에 맞는 인재를 선발한다는 본 취지에 맞게 학교의 특성을 잘 숙지해야 한다.

자로 잰 듯 성적별로 학생을 자르는 기존의 한국식 입학제도는 이제 바뀔 때가 됐다. 꿈, 열정, 재능이 있는 인재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제가 기존의 입학 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써 숙명을 이끌어 나갈 숨은 진주를 발견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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