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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촉'하는 사회와 '독촉'받는 삶
강미경 기자  |  smpkmk7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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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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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안재환 자살. 오보였으면 했다. 그러나 현실이었다. 지난 8일, 안 씨가 차안에 연탄을 피워 질식사한지 보름이나 지나서 발견된 것이다. 인터넷 뉴스는 우울증, 부인 정선희 씨의 촛불집회 발언설, 가정불화설 등 각종 추측을 내놨다. 이제 결혼한 지 1년도 안된 새신랑이었다. 결국 뒤늦게 추적한 자살원인은 ‘6억에서 불어난 40억의 사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도대체 왜 사채를 쓰는 것일까.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있는’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의 차이가 크다. 빈익빈 부익부. 돈이 돈을 낳기 때문이다. 고용주들은 적은 임금을 줘도 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부리고 싶어 하고, 노동자들은 수입이 확실하고 나이가 들어서도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원한다. 이런 눈치싸움, 아니 눈치전쟁인 상황에서 갈수록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정년은 낮아지고만 있는 것이다. 결국, 능력은 있으나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물러나버린 40~50대 중년노동자들은 자신이 체득한 노하우로 사업 혹은 자영업을 시작한다.


사업에 미숙한 사업자들이 실패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도 더 큰 자본, 더 잘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사업의 실패를 겪어본 사람들은 다시 시작하면 성공할 것만 같은 느낌에 휩싸인다. 결국 대출에 손을 대는 것이다.


사채. 싸고 쉽고 빠를지 몰라도 연이율은 평균 70%가 넘는다. 법정이자율만 해도 49%이다. 복리이자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과 채권채무관계는 10년까지 인정돼 숨어다니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러니 감금, 납치, 협박……. 법원행정처의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파산 신청자는 15만 명. 사업실패와 생계문제로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도 매일 3명 정도. 무시하기엔 무서운 통계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업실패자들. 그리고 ‘돈’에 대해서만큼은 냉정한 사회. 그 속에서 사업자들을 엄청난 이자와 함께 그들의 삶마저 독촉 당한다. 대출이자는 하늘높은줄 모르고 높아지고 안정된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데, 좀 더 강력해지지 않는 정부가 야속할 따름이다.


다시금 안 씨가 떠오른다. 사채업자의 독촉과 협박에 시달리며 한 평도 채 안 되는 차 안에서 보름 넘게 근신한 것 하며. 부인과 가족에게 눈물로 써내려간 유서하며.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쓰디쓴 술하며. 연탄의 연기 가득한 차안에서 고통스런 숨을 쉬는 것 하며. 하아-. 고인의 죽음 앞에서 한없이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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