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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과 '제대로' 소통하기
민유경 기자  |  smpmyk75@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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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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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군 회진면 진목마을. 지난 26일, 기자는 1161호 학술면 기획 기사 취재차 소설가 故이청준의 고향을 찾았다. 아담한 포구와 날아가는 학의 형상을 띤 산자락에 둘러싸인 이곳이 그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러나 기자는 익숙할 것이라 생각했던 故이청준의 고향이 낯설었다. 그의 이름이 익숙한 만큼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에 직접 가면 소설 속 한 장면이 머릿속에 펼쳐질 것만 같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하니 기자는 그의 소설을 찬찬히 읽어본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수능 문제집에서 휘리릭, 모의고사 지문에서 후다닥 그의 소설을 읽고 틀린 문제에 가슴 아파 했지, 정작 그의 소설 전체를 정독하며 가슴 아픈 명장면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던 것이다.

기자가 그 동안 책을 읽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읽은 책의 목록을 떠올려 보면 흥미 위주의 외국 판타지 소설이나 자기계발서가 대부분이다. 사실 기자는 故이청준을 비롯해 한국 문학을 빛낸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본 적이 드물다. 교과서와 문제집에서 작가의 작품 일부가 출제된 짧은 지문을 읽고 분석한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대다수의 작품을 읽었고, 작가를 알고 있다고 여겼다. 한국문학과의 소통은 그 것으로 충분하다고 만족했던 것이다.

사실 우리의 머릿속에는 대부분의 한국문학들이 '단절'된 채 존재한다. 우리는 문제집 속 한국문학의 단절된 지문에 익숙해져있고, 작품의 감동마저 단절하며 한국문학을 문제화해 '분석적 존재'로 생각해왔다. 교과서나 문제집에서 작품의 일부 지문만 잠깐 보고 그 작품과 작가 전체를 안다고 생각한 것은 기자만의 일일까?

故이청준 생가 입구의 표지판에는 '하늘과 땅이 아득하여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제일 먼저 보고 싶은 것 하나가 이청준씨 소설이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 문구가 쉽게 와닿지 않는다면 직접 그의 소설을 읽으며 그 기분을 이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학점과 토익점수를 올리기 위해 다양한 지식을 머리에 담아두는 것도 좋지만, 한국문학 작품 하나를 정독하며 명장면을 가슴에 담아두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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