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신청, 선착순 VS 선택지

기자: 많은 학교들이 선착순제도로 수강신청을 한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학년ㆍ전공 등의 기준이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김일현 팀장(이하 일): 선착순은 학생의 실력 등의 요소가 배제된 방법이기 때문에, 그다지 합리적인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우리 학교는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신청 받은 후 여러 가지 기준으로 판단해 학교차원에서 수강 과목을 배정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신 학생들이 만족하고, 탈락 피해를 최소화 하려고 노력한다.
김: 우리 학교 수강신청 제도가 선착순 제도가 아닌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른 학교 학생들의 경우 수강신청을 위해 밤을 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강신청에 성적이라는 기준이 들어가는 것이 재학생에게 반갑지는 않지만,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임: 나 역시 동의한다. 원하는 교수님의 수업을 듣기위해 더 열심히 공부한다.
기자: 많은 학우들은 학부기초ㆍ가ㆍ나ㆍ다군에 따라 전공과목을 듣는다. 학교에서 권장하는 과목군에 따라 수강신청함에도 불구하고 전공과목이 탈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 제1전공자에게만 전공 과목 수강권을 주면,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원하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 복수ㆍ부전공자가 많아 제1전공자가 탈락하는 것이다.

 

# 복수전공, 선택 VS 심사


김: 다른 학교는 복수 전공 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돼 있지만 우리 학교는 제한이 없다.
일: 그렇다면 처음부터 복수 전공 수강생의 수를 제한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이: 전과제도처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단순한 호기심이나 취업률을 보고 복수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음대의 경우 오디션을 통해 학생의 자질ㆍ능력 등을 보고 복수전공을 허용한다. 이처럼 심사를 통해 복수전공을 하고 싶은 학생들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 나는 학과 때문에 우리학교를 선택했고, 입시 커트라인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수능 점수가 낮은 다른 학과 학생들이 복수전공한다면, 굳이 높은 점수를 갖고 높은 과를 선택할 필요가 없지 않나.
이: 복수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은 아무래도 제1전공자보다 전공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하다. 들어올 때는 점수에 맞춰서 입학하고, 나중에 복수전공해야지 하며 입학하기 때문이다.
정: 나는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복수전공자를 제한하려면 성적이 반영 될 것이다. 1학년의 경우, 학부기초와 교양과목만의 성적뿐인데, 그 성적이 복수 전공을 들을 수 있는 자질의 잣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복수전공에는 다른 문제도 있다. 음대, 미대의 경우 5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낸다. 그렇지만 복수전공을 하는 경우, 음대와 미대에서의 실습비, 레슨비 등을 추가로 내지 않고도 전공을 취득할 수 있다. 최소한 예능대학 복수전공자에 한해서라도 등록금을 추가로 받아야 하지 않을까.
일: 등록금은 기획처에서 추진하는 사항이지만 답변하겠다. 복수전공에 따른 등록금을 차등부과하기 위한 과정이 학생들의 생각처럼 만만치 않다. 그 문제는 학교 차원에서 깊이 논의돼야 할 것 같다.

 

# 성적, 절대평가 VS 상대평가


기자: 실습과목은 채점 기준이 교수 주관에 달렸기 때문에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실습과목을 절대평가로 할 수는 없는가.
이: 음대의 경우 실기는 절대평가다. 다른 학과의 경우, 전공에 한해서라도 절대평가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일: 물론 매 학기 강의 개설시기에 성적평가기준을 검토한다. 그렇지만 학점에 대한 기본 방향은 상대평가를 원칙으로 한다. 절대평가를 통해 전체 학생들의 학점을 필요 이상으로 높인다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고, 전국의 대학에서 모두 절대평가를 할 경우 문제가 될 것이다. 누구나 좋은 학점을 받는다면, 사회에서 그 학점을 얼마나 신뢰할 것인가. 기업체에서 평가하는 학점의 틀에 맞추기보다 스스로 학점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 학과통폐합, 순수학문 VS 수요학문

이: 한국 사학과 사학을 통합한다고 들었다. 왜 기초학문을 통폐합하는 것인가.
정: 이전에 숙대신보에서 다룬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통합되는 한국 사학과 사학의 경우, 실제로는 전공의 학우들의 신청자가 적고 사회진출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고 들었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한 문제점은 학우들의 의견 수렴 단계를 거치지 않고, 교수님과 학교 측과의 논의 끝에 결정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 물론 모든 학문이 중요하지만, 학과 통폐합 문제는 학문의 중요성 문제가 아니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전체적인 사회적 수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에서 필요하지 않다면 좋은 인재를 길러내도 큰 효용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들 의견을 함께 듣는 것은 좋지만, 의사결정자 입장에서는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을 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이해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기자 : 외국 대학의 경우 전공을 세분하거나 새로운 학과를 만들어 나가는데 우리는 통합으로만 가는 것 같다.
일: 학과의 비전과의 관계도 문제가 될 수 있고, 재정적인 문제와도 많은 관련이 있다. 학과신설은 학교에서 매년 검토는 하고 있지만, 교육 여건이 마련돼야 하고 교육부의 승인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기자: 끝으로 오늘 좌담회의 소감을 묻고 싶다.
이: 혼자서 불만을 품을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나가려 하는 적극적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정: 저학년 때 잘 몰랐던 것들 때문에 지금도 헤맬때가 있는데, 저학년인 분들은 지금부터 능동적으로 학교의 정보와 혜택을 이용하면 좋겠다.
임: 나도 역시 동의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이후로 취업이나 학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여러모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일: 학우들이 학사 전반에 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조금만 찾아봐도 알 수 있는 문제를 일일이 질문하는 일은 지양했으면 한다. 우리가 답변을 달아주는 시간이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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