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은 신인들이 문학계에 등단할 수 있는 등용문이자 유명문학가들이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역할을 해왔다. 특히 문학상이 극히 적었던 과거에 신인 작가들이 문학계에 등단하기 위해서는 권위 있는 문인들의 추천이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학상은 신인 문학가 발굴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이은자(의사소통센터) 교수는 “문학상은 신인 작가들에게 문학계에 입문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학상은 영상문화에 익숙해져 문학적 감수성을 잃어가는 요즘 시대에 권위를 부여받은 작품을 통해 사회적 정체성과 시대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300여개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문학상은 소월시문학상, 만해문학상, 일간지 신춘문예 등 목적에 따라 또는 주최하는 기관에 따라 그 성격이 다르다. 먼저 신문사나 잡지사에서 주최하는 문학상은 신예 작가의 등단을 위한 ‘신춘문예’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동아일보 신춘문예>는 1923년 시작돼 85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문학상으로 김동리, 서정주, 천승세 등의 문인들을 배출했다. 한편, 최근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신춘문예 문학상 중에는 파격적으로 높은 상금을 내건 경우도 있다. 조선일보사는 수상자에게 1억원을 수여하는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을 2007년부터 주최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문학상 상금 액수가 2000만원 이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액수이다. 이 문학상의 경우, 337편의 작품이 응모됐고, 해외동포 작가들도 응모대열에 동참했다. 이처럼 신춘문예에 지원하는 이들은 매년 늘어나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대부분의 문학상은 문학가의 이름이 들어간 경우가 많다. 이상문학상,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문학상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문학가의 업적을 기리고 이념과 가치에 부합하는 작품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생겨났다. 김수영문학상의 경우, 시인 김수영을 기리기 위해 민음사에서 제정한 상으로 정희성, 황지우, 장정일 등의 시인들을 배출했다. 또한 만해문학상의 경우, 만해 한용운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창작과비평사가 제정한 것으로 신경림, 고은, 황석영 등의 수상자를 내면서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문학상도 1955년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의 창간과 함께 제정돼 손창섭, 박재삼, 황동규, 박경리 등 한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문인을 배출했다. 《현대문학》은 해마다 시·소설·희곡·비평 부문에서 최고의 성취를 이룬 작품을 선정해 수상작품집을 발간한다. 또한, 이상문학상의 경우,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큼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문학상이다. 이상문학상은 천재 작가로 인정받는 이상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상으로 매년 가장 탁월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들에게 상을 부여한다. 수상한 작품은《이상문학상 작품집》을 통해 발행된다. 그러나 대상 수상작의 경우, 시상 규정에 의해 문학사상사에 저작권이 우선적으로 귀속된다. 따라서 작가는 2차적인 저작권만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이 쟁쟁한 작가들을 발굴해온 문학상은 최근, 심사과정상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문학상의 의의와 동떨어진 작품들이 뽑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권성우(국문 전공) 교수는 “고인이 된 문학가의 작품세계에 부합하는 작품이 뽑혀야하는데, 심사위원 개인의 기준을 통해 작품이 선정된다.”며 “문학상의 본래 취지에 맞는 작품이 선정돼야 문학적 다양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학상을 심사하는 심사위원의 종신제에 대해서도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심사위원 종신제’는 특정 위원에게 해당 문학상을 고정적으로 심사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학교 구명숙(국문 전공) 교수는 ‘심사위원 종신제’ 문제에 대해 “매번 동일한 심사위원들이 작품을 심사하기 때문에 응모자들은 심사위원들의 취향을 고려해 작품을 쓰는 경향이 있고, 심사위원들과 의도적 교류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구 교수는 앞으로의 심사과정 방향에 대해 “독자들도 어떤 형태로든 심사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평론가도 고급독자에 속하기는 하지만 그들만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폐단이 있다.”라며 작품은 다양한 독자층에 의해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학상에 대한 잡음은 이뿐만이 아니다. 2005년에는 한 유명 문학상의 당선작이 표절논란에 휩싸이는 일이 있었다. 이 표절논란이 벌어졌을 때, 주최 측은 제기된 이의에 대해 침묵해 의구심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러한 대응방식은 문학상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심사의 공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올해에도 작품을 응모하는 문학상 포스터를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이번 문학상에서는 다양한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뽑힐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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