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한 포털사이트의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이 시작한지 한 달 만에 참여자가 12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마감일까지는 230여 일이 더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해 보면 기존 목표였던 천만 명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서명운동의 성공이 ‘대통령 탄핵’을 현실화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것은 현재 탄핵 여부에 미치는 영향력과는 별개의 의미 있는 움직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서명운동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그 여파로 국민여론이 고조돼 많은 시민들이 밖으로 나와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2일과 3일 그리고 6일에 청계광장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각각 이만 여 명, 만 오천 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여기서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현재 탄핵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국민의 상당수가 청소년이라는 점이다. 언론에서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두 주 동안 열렸던 촛불집회의 참가자 절반 이상이 10대 청소년이라고 한다. 최초로 탄핵서명운동을 시작한 ‘안단테’라는 아이디의 네티즌 역시 18살의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이들 청소년들은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당장 학교 급식에 쓰인다고 들었다.”며 스스로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의 당사자라고 여기기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와 탄핵 요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할 수 있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이 다른 의미에서 청소년들에게는 국민과 국가에 미치는 정치의 영향력을 실감케 한 계기가 된 것이다.


이제 수많은 청소년들이 정치의 중요성에 대해 눈을 떴다. 현재 청소년들이 정치ㆍ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5년 후 혹은 10년 후에는 그들이 더욱 책임 있는 유권자들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학생들이 주도했던 광주민주화운동과 6월민주항쟁이 민주주의의 초석을 이뤘듯, 필자는 지금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의 주체가 될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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