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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학생이 하나 되는 곳, 4.30 문화제
이예은 기자  |  smplye7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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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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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은 세계노동절이 118돌을 맞는 날이었다. 이를 기념하는 ‘4.30 문화제’가 지난 4월 30일 밤, 홈에버 상암점 앞 광장에서 개최됐다. ‘4.30 문화제’는 매년 노동자와 학생들이 함께 모여 노동문제에 대한 발언과 공연을 하며 세계노동절을 기념하는 행사이다. 이날 문화제는 ‘비정규직 철폐! 사회공공성 강화! 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4.30 투쟁문화제’라는 명칭으로 차별철폐대행진 조직위원회와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전국학생투쟁위원회가 주최했다. 저녁 7시 무렵, 서울 시내 곳곳에서 집회를 가졌던 이랜드 일반노동조합, 기륭전자분회 등의 단체들이 홈에버 상암점 앞 광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그리고 곧 참여자들의 “비정규직 없는 세상, 투쟁으로 쟁취하자!”라는 힘찬 구호와 함께 문화제가 시작됐다.


무한경쟁시대, 민중의 현실을 말하다

문화제는 <1부-사회공공성 마당> <2부-비정규 마당> <3부-4.30 청년학생 투쟁문화제>의 순서로 이뤄졌다. 본격적인 1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사회자는 참여자들이 모두 함께 전 세계 노동자의 노래인 인터내셔널가(Internationale)를 부를 것을 제안했다. ‘참 자유 평등 그 길로 힘차게 나가자.’ 노동자의 자유와 평등을 노래하는 천여 명의 목소리는 광장 가득 울려 퍼졌다. 무대 위에는 ‘이명박 정부 규탄’ ‘신자유주의 반대’ 등 손으로 직접 쓴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늘어서 있었다. 광장 곳곳에는 노동가요음반 판매, 구속노동자사면촉구 서명 부스와 노동자들이 마련한 일일 주점도 열렸다.


사회공공성 마당에서는 서울지하철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사회서비스, 교육공공성에 대한 그들의 요구를 표명하는 발언이 있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 송원재씨는 발언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공교육 포기, 학교 자율화 선언을 했다. 이는 곧 강자의 천국이며 약자에게는 무한의 고통을 강제하는 무한경쟁시대를 의미한다.”며 “국가는 국민 모두를 위해 질 높은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발언을 들은 서울대 학생 투쟁위원회의 장호씨는 “민중의 보편적인 생활이 파괴돼가는 현실을 말한 발언 내용이 상당히 공감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발언에 이어 국경을 넘는 노동자들의 연대를 꾀한다는 의미로 외국 노동자들도 발언에 참가했다. 호주에서 온 호주전력노조 노동자들은 무대에 올라서자마자 어색한 한국어로 “투쟁!”을 외쳤다. 이어 영어로 “한국 동지들의 문화제 현장을 직접 보려고 왔다. 사는 나라는 달라도 노동자들이 다함께 단결한다면 투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2부 비정규직 마당에서는 이주노동위원회, 공공노조위원회 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는 발언이 계속됐다.


하나 되어 부르는 노동가요

문화제에는 노동가수들의 공연과 노동자와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노래, 몸짓공연도 함께했다.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노래를 선사한 전문 노동가요 집단 ‘꽃다지’와 노동가수 지민주씨의 초청공연은 문화제에 흥을 돋우었다. 2부 마지막 무대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학생들이 함께 준비한 노래와 춤, 연극이 어우러진 집체극이 장식했다. 이들은 전의경에게 탄압받고 있던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 운동이 연대를 통해 마침내 탄압을 극복하고 권리를 찾아낸다는 내용의 몸짓공연을 선보여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집체극 공연 대표자는 “20대 학생들부터 40대 노동자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함께 뒹굴면서 연습해 준비한 공연이다.”며 노동자와 학생간의 연대를 강화한 공연의 의미를 밝혔다. 몸짓공연이 끝나고 그들은 ‘불나비’ 노래를 불렀다.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 부르던 사람들도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일어나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문화제의 밤을 즐겼다.


밤 11시가 다되어 학생들의 노래와 몸짓공연을 선보이는 ‘3부-4.30 청년학생 투쟁문화제’가 시작됐다. 행사는 각 지역 새내기 문예단, 각 대학의 몸짓패 등 학생들의 몸짓공연이 주를 이뤘다. 무대 앞에서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공연되는 춤과 노래를 따라 하기도 했다. 밤늦은 시간이었지만 검정색, 파랑색 등의 단체티를 맞춰 입고 즐겁게 춤을 추는 학생들의 얼굴에서는 피곤한 기색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학생들의 몸짓공연이 끝나자 기륭전자분회 소속 김수연씨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씨는 “우리는 현재 천일 넘게 파업을 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학생들에게 직접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올라왔다.”며 “몸이 아파서 집에서 좀 쉬겠다고 하면 집에 가서 영원히 쉬라고 하고, 휴가도 항상 정규직의 반밖에 받지 못한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 하나로 이러한 차별대우를 받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안타까운 발언 내용에 삼삼오오 모여 있던 학생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 그의 목소리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문화제 참여자 반, 전의경 반

노동자와 학생들이 문화제를 즐기고 있는 광장 한편에는 여러 대의 전경버스가 늘어서 있었다. 행사 시작 전부터 대치중이던 전의경들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일렬로 대오를 이뤄 행사장 한쪽을 둘러싸고 있었다. 한 두 대의 버스가 배치됐던 작년 4.30 문화제에 비해 올해는 훨씬 많은 전의경들이 배치된 것이다. 이에 대해 문화제에 참여한 우리 학교 고유미(언론정보 08)씨는 “문화제가 평화적인 행사인 것을 그들도 분명 알고 있을 텐데 정부에서 전의경들을 이렇게 많이 배치한 것은 과도한 탄압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4.30 문화제는 노동자와 학생들이 한데 모여 노동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연대를 굳건히 하는 자리다. 그러나 이런 상징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문화제 참여자는 매년 줄고 있어 노동운동가들의 걱정이 계속 되고 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문화제에 참여했다는 실천당의 김다원씨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올해가 작년보다 더 어려운 상황인 것 같은데 오히려 작년보다도 참여가 적은 것 같다. 노력해서 운동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 어느새 광장에는 어둠이 짙게 깔렸다. 그러나 사람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고 문화제의 열기도 식을 줄 몰랐다. 문화제에 참여한 이랜드 일반노동조합 시흥분회 김선영씨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돕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이 조직화된다면 어떠한 탄압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다.”는 소감을 말했다. 비록 예년보다 문화제 참여자는 줄었지만 연대의식을 강화하고 부당한 차별 타파를 위해 공동투쟁을 결의한다는 4.30 문화제의 진정성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한편 5월 1일에는 전국 10여 개 도심에서 118주년 세계노동절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민주노총은 서울 대학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한국노총은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노동절 마라톤대회를 가졌다. 또한 이날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노동자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노동절 기념행사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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