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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부족, 현실적 대처방안 필요한 때
정소영 기자  |  smpjsy71@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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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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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사회 봉사. 건강한 신체와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사랑을 실천할 수 있기에 흔히 헌혈을 이렇게 부른다. 그러나 당국의 안일한 관리와 현실성 없는 정책으로 헌혈은 더 이상 ‘가장 쉬운’ 봉사가 아니다. 헌혈 제도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 때문이다.

우선 헌혈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지 못하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 같은 수도권 지역에 비해 지방에는 극소수의 헌혈의 집만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에는 34개의 헌혈의 집이 설치돼 있지만, 제주도나 충청남도에서는 단 두 곳에서만 헌혈이 가능하다. 이마저도 유동인구가 많은 대도시에 편중돼 있어 산간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헌혈을 하기 위해 대도시까지 직접 올라와야 한다.

융통성 없는 헌혈의 집 운영시간도 문제다. 시민들은 주로 점심시간이나 퇴근 이후에 헌혈할 시간이 있는데, 헌혈의 집은 대부분 퇴근 시간 전에 운영을 마친다. 인천혈액원 산하 7개의 헌혈의 집 가운데 2개소만이 저녁 8시까지 운영하며 나머지는 6시면 문을 닫는다. 헌혈의 소요시간을 감안하면 실제 운영시간은 5시까지나 다름없다. 점심시간에도 사정은 마찬가지. ‘점심시간이니 1시 이후에 오세요.’라는 안내판은 짬을 내어 마음먹고 찾아온 헌혈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준다. 게다가 주5일제 시행으로 시민들이 시간을 낼 수 있는 주말에는 일부 헌혈의 집만이 운영돼 헌혈을 할 시간이 마땅치 않다.

현실적인 홍보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혈액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헌혈할 마음이 있으나 선뜻 실천에 나서지 못하는 잠재적 헌혈자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적십자사의 헌혈 홍보는 대부분 봉사와 희생정신만을 강조해 시민들에게는 와닿지 못한다. 얼마 전 헌혈의 집을 찾은 경인여대 백잎새(간호 06) 씨는 “헌혈을 하면 내 피가 어디에 쓰이는지, 돌아오는 혜택은 없는지도 알고 싶은데 길에서는 헌혈을 해달라고 붙잡기만 하니 난감할 때가 있다.”며 무조건적인 봉사만을 강조하는 현행 방식을 꼬집었다.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피해로 돌아간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혈액이 부족해 수혈이 필요한 수술을 연기하기도 한다. 치료에 필요한만큼 수혈받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가 혈액비용을 내면서도 직접 혈액을 구하러 나서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러나 혈액 질환자들이 혈소판을 구하는 것은 힘겨운 투병과정, 막대한 치료비와 함께 Big3로 불릴만큼 힘든 일이다. 힘든 치료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혈액 확보의 부담까지 지우는 것은 가혹한 일임이 분명하다.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 백혈병과 같은 혈액질환자들이 필요한 혈액을 수혈받지 못하는 마음의 짐을 줄여줘야 한다. 적어도 헌혈로써 사랑을 실천하러 온 사람들을 도리어 내쫓는 꼴이 되지는 않도록 관계 당국의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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