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시간이다.” “일찍 자야 키가 크지!” 어렸을 적부터 들어오던 말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밤이 되면 잠을 자야한다는 의례적인 생활패턴에 익숙해져 버렸다. 그러나 이러한 섭리에 대해 궁금한 적은 없는가? 왜 밤에는 잠을 자야하며, 잠을 자면 무엇이 좋은 건지…….


잠, 즉 수면을 정의하기란 어렵다. 사전적으로는 ‘눈이 감긴 채 의식 활동이 쉬는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에 외관상 혼수ㆍ마취 상태와 구별할 수 없다. 그러나 수면은 감각ㆍ반사기능이 저하될 뿐 각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주기적인 생리적 의식상실이기에 과학적으로는 뇌파(EEG)를 이용해 판단한다.

뇌파의 상태가 수면의 질을 결정해
수면은 뇌파기록을 기초로 크게 Non-Rem수면과 Rem수면 상태로 구분할 수 있다. Non-Rem수면은 다시 4단계로 나뉜다. Rem수면은 제5단계로 여겨지며 이들은 약 90분을 주기로 4,5회 반복된다. Non-Rem수면의 1단계는 얕은 수면으로 깨우면 금방 일어나게 되며 2단계는 보통의 깊이로 전체 수면의 50%를 차지한다. 3,4단계에서는 높고 느린 뇌파가 나타나 깊은 수면에 빠진다. 이때에는 깨어나기 힘들고 간신히 일어나도 꿈을 기억하지 못한다.

Rem(Rapid eye movement, 급속안구운동)수면은 뇌파가 깨어 있는 상태로 새벽이 가까워질수록 길어진다. 꿈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Rem수면량이 많은 경우이다. 흔히 ‘꿈을 많이 꾼다.’고 하는데, 이것은 꿈 자체가 많다고 하기보다 꿈꾼 것을 기억하는 정도가 많다고 하는 것이 옳다. 성인의 Rem수면시간은 전체 수면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을 취했다 하더라도 이 시간이 감소됐다면 좋은 수면이라 할 수 없다.

▲ <출처: 네이버>

 


7~8시간의 수면이 나를 회복시킨다
잠은 육체적 휴식이자 세포의 회복시간이다. 심장이 유일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도 수면 중일 때이다. 잠자는 동안에는 장기 활동이 감소하기 때문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의 역할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밖에 기억력 보강, 근육이완, 스트레스 감소, 면역력 강화 등의 효과도 볼 수 있다. 조건은 단 한 가지. 적당한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다.


권장수면시간은 학계마다 차이가 있으나 평균 7~8시간이다. 사실 수면부족은 운동기능과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주의력, 창의성, 집중력 등의 정신기능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현저한 수면시간감소는 환청, 피해망상, 방향감각상실 등의 정신병적증상을 유발시킨다.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는 고혈압에도 치명타이다. 과다수면도 좋지 않다. 일본인 10만 명을 대상으로 10년 동안 조사한 결과, 10시간 이상 자는 사람이 7시간 자는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약 80% 높다고 밝혀졌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음양론으로 설명한다. 낮은 양이요 밤은 음이라 할 수 있는데 인간은 주행성 동물이기에 양기가 차오르는 새벽에 깨어서 활동하고 해질 무렵부터는 휴식을 취함이 옳다. 밤은 생장의 힘을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도 ‘음양이 잘 조화돼야만 우리의 평상 상태의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고 … 평상의 생리 상태를 벗어난 것은 모두 병이다.’라고 쓰여 있다.


‘잠을 안자고도 잘 견디는 사람은 시계유전자인 PER-3의 차이 때문이다’ ‘7시간씩 자지 못하면 체중이 증가 한다’ 등 잠에 관한 학설은 다양하다. 그러나 어느 것을 정답으로 꼽기에는 밝혀지지 않은 잠의 세계가 무궁무진하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몸이 수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몸을 위해 밤에는 과식, 음주, 카페인을 멀리하자. 잠잘 때는 단기기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학테이프도 소용없다. 낮에는 공부, 밤에는 잠. 해야 할 일을 제때 하고 숙면을 취하는 숙명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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