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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를 위한 한반도인가, 한반도를 위한 대운하인가
강미경 기자  |  smpkmk7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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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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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는 작은 반도 국가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발상이다. 남한에만 총 12개의 운하들을 연장한 2,100km의 거대한 운하 네트워크를 형성, 북한까지 연결하겠다는 계획 덕분에 ‘한반도 대운하’라는 명칭이 붙었다. 12개의 운하는 한강과 낙동강을 이은 ‘경부운하’, 금강을 줄기로 하는 ‘충청운하’, 영산강을 줄기로 하는 ‘호남운하’ 등을 포함한다.


그런데 이 대운하가 국민들까지 반으로 가르고 있는 듯하다. 최근 대운하 건설 반대 측에서는 ‘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 교수 모임’ ‘대운하반대시민연합’ 등이, 찬성 측에서는 ‘친환경 물길 잇기 전국연대’ ‘경부운하 국민운동본부’ 등이 구성돼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쯤 되면 드는 몇 가지 의문점이 있다. 대운하를 만들 수 있을까? 혹시 문제점이 생기지는 않을까? 지금부터 한반도 대운하를 ‘파헤쳐’ 보자.


“전 국토 대수술” vs “조금만 손보면 돼”


경부운하의 계획은 자연 그대로의 한강과 낙동강을 이용하고 인공수로로 두 강을 잇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워낙 큰 공사이기 때문에 과정이 생각만큼 간단하지는 않다. 첫째로 배가 다니기에 우리나라 하천들의 수심이 얕아 굴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논의되는 2,500톤급 화물선의 운행을 위해서는 수심 6m의 뱃길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로 자연하천의 굴곡이 심하기 때문에 제방을 축조해 안정적인 물길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댐 등을 이용해 적당한 수위를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로 한강과 낙동강은 소백산맥을 사이에 두고 있어 인공수로로 두 하천을 연결하려면 터널을 뚫어야 한다.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또 다른 방안에는 스카이라인(sky line)방식이 있는데, 계곡을 따라 인공수로를 만들어 배가 산을 타고 넘어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높이 다른 수로를 이동할때는 리프트를 이용하며, ‘폴커크휠’ 리프트(그림참조), 갑문 사이에 물을 채워 이동하는 ‘슬라이딩게이트’ 방식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폴커크 휠
  영국의 운하에 있는 회전방식의 리프트. 폴커크라는 작은 공업도시에 있어 '폴커크 휠' 이라 불리며,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아든다.  

 / 출처=위키백과

마지막으로 안전한 배 운행을 위해 교량의 철거ㆍ개축 등 ‘걸리적거리는’ 다리를 손봐야 한다. 자동차를 타고 다리 밑을 지날 때 ‘높이 3m이상의 차는 지나갈 수 없습니다.’ 라는 주의팻말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배 또한 마찬가지인데, 비로 인해 수면이 상승하면 배도 함께 상승해 다리와 부딪힐 위험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반도대운하연구회는 <한겨레>를 통해 “경부운하에 5,000톤급 선박이 다니기 위해 손봐야 하는 다리는 25개뿐”이라고 주장했고, 조원철(연세대 토목공학 전공) 교수 역시 경부운하 구간에 대한 교량 검토를 마무리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은 ‘높이 기준을 2,500톤급 배로 낮춰 산정해도 136개 다리 중에서 68개를 새로 짓거나 크게 손봐야 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박창근(관동대 토목공학 전공) 교수는 수십 개의 다리를 다시 손보려면 수 조원이 예산이 추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운하도 망해” vs “EU, 운하장려정책 시행”


현재 정부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운하는 독일의 ‘마인-도나우 운하’, 이탈리아의 ‘베니스 운하’ 등이다. 문제는 이 운하들이 ‘유럽’에 위치했다는 점이다. 유럽의 지형과 기후는 우리나라와 판이하게 다르다. 유럽은 대부분의 국토가 평지이며 하천의 폭이 좁고 수심이 깊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70%가 산지로 이뤄져 있어 하천의 경사가 급하고 구불구불하며 수심이 얕은 편이다. 또한 유럽은 모래지형, 우리나라는 진흙지형으로 토질도 다르다.


하천을 준설하고 다리를 철거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안정적인 물길(주운용수)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연 강수량의 2/3가 집중돼 한강과 낙동강의 *하상계수가 독일의 라인강보다 6.4배, 18.6배 높다. 이는 곧 우리나라 하천의 수량관리가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박창근 교수는 독일 운하는 우리나라 운하와 전혀 맞지 않을뿐더러, 우리가 운하에 거는 기대와 달리 독일 운하는 돈만 낭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981년, 독일 연방교통부장관 볼커호프는 독일의 운하건설에 대해 ‘인류가 바벨탑을 쌓은 이래 가장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찬성 측은 유럽에서도 운하를 장려하는 마르코폴로플랜, 나이아데스(NAIADES) 등을 계획ㆍ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U에서 추진하는 마르코폴로플랜은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도로운송 체계에 대한 대안으로 내륙운하 등 비(非)도로 운송을 권장하는 정책이며, 나이아데스는 도로ㆍ철도 예산을 해운 및 내륙 수운에 투자하는 계획을 말한다.


“고인 물은 썩어” vs “천천히 흐르는 것”


그렇다면 한반도 대운하가 우리가 먹고 마시는 식수, 나아가 환경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르면 환경ㆍ국민 등에 영향을 미치는 큰 사업은 5년 이상이 시간이 걸리는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만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임기 내 완공’이라는 성급한 추진이 생태계에 위협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박석순(이화여대 환경공학 전공) 교수는 ‘생태계 교란’에 대해 “수(水)생태계는 육상생태계와 달리 회복력이 빨라 공사기간에만 일시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배 운행을 위해 가둬둔 물은 반드시 썩을 것이다.’는 우려에 대해 “그렇다면 모든 댐은 썩어있는 것이냐”고 주장하며 “물이 천천히 흐르는 팔당댐의 수질은 최상이다. 천천히 흐르는 대운하의 물도 깨끗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제용(서울대 환경공학 전공) 교수는 “ 팔당댐엔 배를 띄우지 않는다. 어느 나라가 상수원에 배를 띄우겠느냐.”며 “현재 먹는 물의 대부분이 하천과 댐에 의존하고 있는데, 대운하가 생기면 배 띄운 물을 먹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찬성 측의 식수 대책은 어떤 것일까. 박석순 교수는 “선진국에서 도입한 강변여과ㆍ하상여과방식(그림참조)으로 매년 400만톤을 취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제용 교수는 “우리나라의 토질은 유럽과 달리 진흙성분으로 구성돼 있어 강변여과ㆍ하상여과 방식으로 물을 끌어내기 어렵다.”고 말하며 “그러한 방식으로는 400만톤은 커녕 20만톤도 취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강변여과(좌)ㆍ하상여과(우) 방식
 

강에서 땅 속으로 스며드는 물을 압력차를 이용해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 출처 = 『왜 한반도 대운하인가?』


“비경제적 운송수단” vs “미래의 운송수단”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이 ‘2020년 물동량의 10% 차지, 30만개 일자리 창출, 친환경ㆍ저비용의 운송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측은 ‘유럽에서 운하의 수송비중은 겨우 4%’라고 주장했다. 즉 찬성측이 주장하는 ‘2020년 물동량 10%’는 부풀려진 예상이라는 것이다. 홍종호(한양대 환경경제학 전공) 교수는 삼면이 바다인 반도국가가 연안운송 대신 내륙운송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인천에서 부산까지 도로를 이용하면 28시간 걸리는 거리가 운하를 이용하게 되면 갑문을 통과하는 시간을 포함해 최소 100시간이 걸린다. 홍종호 교수는 운하의 본질은 ‘운송수단’인데 한반도 대운하는 물동량도 적은 데다 운행시간이 길어 비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병박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이 ‘2020년 물동량의 10% 차지, 30만개 일자리 창출, 친환경ㆍ저비용의 운송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측은 ‘유럽에서 운하의 수송비중은 겨우 4%’라고 주장했다. 즉 찬성측이 주장하는 ‘2020년 물동량 10%’는 부풀려진 예상이라는 것이다. 홍종호(한양대 환경경제학 전공) 교수는 삼면이 바다인 반도국가가 연안운송 대신 내륙운송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인천에서 부산까지 도로를 이용하면 28시간 걸리는 거리가 운하를 이용하게 되면 갑문을 통과하는 시간을 포함해 최소 100시간이 걸린다. 홍종호 교수는 운하의 본질은 ‘운송수단’인데 한반도 대운하는 물동량도 적은 데다 운행시간이 길어 비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찬성 측은 반대 측에서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제시하며 반박하자 물류효과 대신 ‘레인보우벨트’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는 운하를 7대 문화관광권으로 구분하고, ‘생태환경ㆍ산업ㆍ문화관광지 조성, 도농간의 교류확산’ 이라는 4대 원칙에 따라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하고 관광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 측은 “유럽의 운하도 몇 대의 배만 떠다닐 뿐, 관광효과는 거의 없다.”고 주장해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찬반의 대립이 뚜렷한 가운데 무엇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찬반 대립과는 무관하게 정부는 ‘임기 내 완공’을 목표로 국민투표 등의 절차는 간소화 하고, 속히 관련법을 개정해 내년 4월이면 착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윤제용 교수는 지난 3월 31일 열린 한반도 대운하 공개강좌에서 “운하가 생기면 전 국민의 95%이상이 운하의 물을 마시게 될 텐데 국민의 동의가 없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강좌에 참석한 최갑수(서울대 서양철학 전공) 교수 역시 “대대적인 국가사업을 국민의 동의 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은 전제체제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다. 당연히 선택권은 국민에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하상계수 : 연 최대ㆍ최소강수량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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