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1153호 기획 주제였던 ‘여성 질환’ 취재를 위해 명동에 있는 한 산부인과를 찾았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던 기자에게 산부인과는 무척 생소한 곳이었기 때문에 내심 두렵기까지 했다. 아마 산부인과에 대한 이런 막연한 두려움은 기자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여성들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함께 간 기자들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고민을 해소하는 모습을 보고, 산부인과는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서 여성이라면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느꼈다. 여성질환은 사소한 증상이라도 의사의 상담을 통해 치료해야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산부인과를 선뜻 방문하지 못한 이유는 아마도 ‘산부인과’란 명칭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산부인과의 ‘산부’는 산모, 즉 갓 아이를 낳은 여성을 의미한다. 결국 산부인과는 임신한 여성들을 위한 곳이라는 의미이다. 임신하지 않은 여성들이 간다고 하면 ‘이상한’ 눈초리를 받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방문해 보니, 산부인과는 몸에 이상을 느낀 모든 여성이 치료받고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곳이었다. 다시 말하면, 출산과 관련된 일 뿐만 아닌 모든 여성 질환을 다루는 곳인 것이다. 최근에는 계속된 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출산진료를 위한 수요보다도 오히려 여성질환 치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지금까지 ‘산부인과’는 명칭 때문에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아왔던 것이다. 다행히도 산부인과에 대한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산부인과’란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바꾸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산부인과’가 ‘여성의학과’로 바뀌게 되면 오랫동안 우리의 머리 속에 새겨져 있던 산부인과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인식이 점차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남에게 털어놓기 힘든 여성질환을 겪게 된다. 금방 치료할 수 있는 병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큰 병을 만든다면 시간적 금전적인 손실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들이 그들의 건강과 미래를 위해 거리낌 없이 여성의학과를 드나들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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