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ㆍ의식 변화로 올빼미 족 두드러져



붉은 해가 뉘엿뉘엿 지고, 노란 달이 살금살금 떠오르는 밤이 되면 낮보다 더 활기차게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밤에 활동하는 올빼미에 비유해 ‘올빼미 족’이라고 부른다. 이런 올빼미 족은 당신이 곤히 잠든 사이,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하면서 색다른 밤을 즐기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를 마치고 피곤에 지쳐 잠이 들 때쯤, 올빼미 족은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한다. 올빼미 족 온라인 동호회에서 활동 중인 k씨는 “낮에도 활동을 하지만, 밤에 정신이 더 맑기 때문에 더 효율적인 활동을 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24시간 이용가능’ ‘심야 전용’을 전략으로 삼아 영업하는 상점들과 늦은 밤 인터넷에 접속하는 네티즌의 증가 추세는 그만큼 밤에 활동하는 올빼미 족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런 올빼미 족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밤 시간을 활용하고자 하는 것은 젊은 층의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에 올빼미 족은 주로 젊은 층으로 구성돼 있다.”며 “예전에는 젊은 층의 욕구가 ‘가정의 틀’ 내에서 충족돼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을 뿐 올빼미 족은 늘 존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초반 야간통행금지 제도가 폐지되면서 밤 활동은 보다 자유로워졌지만, 사람들의 의식은 여전히 보수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때문에 그 당시에는 밤을 즐기는 ‘밤 문화’가 사회적으로 통용되지 못했지만 주5일제가 실시되고 ‘밤 문화’에 대한 사회분위기가 너그러워지면서 최근 몇 년 전부터 올빼미 족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또한 문화 여가 생활을 중시하는 여성들의 밤 활동이 자유로워지면서 밤 문화는 향락적인 의미에서 ‘밤에 하는 문화활동’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실제로 최근의 올빼미 족 문화는 문화 소비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심야 영화를 보거나 늦은 시간에 운동을 하고 쇼핑을 하는 등의 활동은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올빼미 족 문화이다. 이런 심야 활동들은 낮에 비해 참여하는 사람들이 적어 보다 자유롭고 편안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취미 성향을 넘어 마니아적 요소를 가진 문화 활동도 있다. 야간 산행과 천체 관측, 주말 2~3일을 이용해 다녀오는 도깨비 여행 등이 바로 그러한 것이다. 그 중 천체 관측은 ‘별을 본다’는 낭만적인 요소 때문에 꾸준히 사랑받는 활동이다. 우리 학교 천체 관측 동아리 ‘하늘섬’의 이현우(가정아동복지 05) 회장은 “수많은 별들이 땅으로 쏟아지는 듯한 아름다운 광경은 밤에만 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한 “천체 관측은 밤에만 할 수 있기에 밤에 깨있는 것이 익숙한 올빼미 족에게 적합한 활동”이라고 덧붙였다.

올빼미 족이 그들 나름의 문화를 형성해 가면서 올빼미 족은 하나의 문화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문원 씨는 “올빼미 족의 문화는 다양한 문화 소비 패턴 중의 하나다. 이런 올빼미 족 문화는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개성을 살리고, 긍정적이고 다양한 유행을 낳아 소비심리를 증폭시킨다.”며 “올빼미 족 문화가 문화소비를 활성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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