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미리 써보고 돈 버는 알바 하실 분~.’ 색다른 경험을 하고 돈도 벌 수 있는 이색 아르바이트가 인기다. 펫 시터, 왕궁수문장교대의식재현, 여대생 프로슈머 등. 이름만으로도 생소한 이 아르바이트들은 과연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 색다르게 돈 버는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보자.

“좋아하는 일로 재미도 얻고 돈도 벌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와 관련된 일을 통해 돈과 재미를 함께 얻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휴학생 손자영(가천길대 07) 씨는 지인의 소개로 ‘학습 시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학습 시터는 가정집에서 부모를 대신해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공부도 가르쳐 주는 일로,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아동관련 학과생에게 적합하다. 손씨는 주 5일, 2시에서 8시까지 일하고 시간당 6천원의 급료를 받는다. 가끔 아이의 부모가 늦을 경우는 야근을 하고 추가 수당을 받는다. 손씨는 “무엇보다 집에서 일을 하니까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아이가 낮잠을 잘 때는 틈틈이 개인 시간도 가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펫 시터(Pet Sitter)’ 아르바이트가 제격이다. 펫 시터는 애완동물 주인이 사정상 집을 비울 때 그 동물을 대신 돌봐주는 일을 한다. 급료는 애완견의 크기에 따라 다르다. 보통 요크셔테리어나 푸들과 같은 10kg 미만의 소형견은 하루 1만 원, 골든리트리버 같이 10kg 이상 무게가 나가는 중형견은 2만 원 정도이다. 애견인구가 늘면서 펫 시터의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펫 시터 교육 프로그램’까지 있는 외국에 비하면 우리나라 펫 시터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때문에 펫 시터 구직활동은 주로 애완동물 주인과 일대일 접촉을 통해 이뤄진다. 


“까다로운 신체조건, 아무나 못해요”


다른 어떤 조건보다 신체조건이 가장 우선시 되는 아르바이트가 있다. 경복궁에서 ‘왕궁수문장교대의식’을 재현하는 이들은 ‘키 170cm 이상, 건강한 체력의 남성’이라는 신체조건을 통과한 아르바이트생들이다. 이들은 과거 문무관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하루 6차례 왕궁의식을 진행한다. 또 궁성문을 지키는 일도 한다. 때문에 전통 의식 의상을 잘 소화해낼 수 있는 건장한 신체와 장시간 서 있을 수 있는 체력이 가장 중요시된다. 신장에 따라 담당하는 역할도 다르다. 보통 180cm 이하는 깃발을 들고 서있는 일반병사 역할을, 그 이상은 칼을 든 수문군 역할을 맡는다. 재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휴학생 김경환(명지전문대 04) 씨는 “하루 3시간 근무하고 일당은 5만 7천 원이다. 시급이 높다는 점이 이 일을 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동기이다.”라고 말했다. 장시간 가만히 서 있는 것이 힘들지만 나름의 장점도 있다. 김씨는 “외국인들이 옆에 와서 사진을 찍고 신기한 듯 쳐다보는 것이 재밌다. 또 내가 직접 전통을 재현하면서 그 의미를 되살린다는 의의가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의 ‘피팅모델’도 신체조건이 중요한 아르바이트이다. 인터넷 쇼핑몰의 증가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피팅모델에게는 어떤 옷이든 잘 소화해내기 위해 ‘키 크고 날씬해야한다’는 신체조건이 적용된다. 지난해 6개월 동안 피팅모델을 했던 대학생 김혜선(동국대 07)씨는 키 163cm에 몸무게 47kg이라는 요건으로 아르바이트에 채용될 수 있었다. 김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 하루 세 시간 정도 길거리, 서점, 푸드코너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사진촬영을 했다. 피팅모델의 급료는 모델 경력과 쇼핑몰 운영자에 따라 다른데, 피팅모델 경력이 없었던 김씨는 일당 3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몸매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좀 힘들었지만, 개인 시간을 많이 빼앗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피팅모델은 많은 시간을 뺏기지 않고 급료도 높다는 이유로 ‘귀족알바’라 불리기도 한다.

“알바도 든든한 경력이 돼요”


스펙 쌓기 시대. 이젠 아르바이트도 하나의 경력으로  인정받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풍선아트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아랑(숭실대 07) 씨는 “호텔 경영기획팀에서 일하는 것이 꿈인데 아르바이트라도 내 꿈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풍선아트 보조 아르바이트는 각종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을 돕는다. 또 직접 행사에 쓰일 풍선을 만들고 장식하는 일도 한다. 행사가 규칙적 이지 않고 급료도 일의 양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일정한 수입을 얻기는 힘들다. 이씨는 “평균적으로는 주말에 6시간 정도 일하고 하루 일당으로 5만 원 정도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매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벤트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호텔에서 이벤트를 기획하는 일이 생길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혜정(경희대 07)씨는 일명 ‘여대생 프로슈머’이다. 모니터요원이라고도 하는 이 아르바이트는 기업에서 제공하는 신제품을 미리 접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다. 신씨는 최근 커피 모니터요원에 뽑혀 커피 신제품을 시음하고 좌담회에서 맛에 대해 토론했다. 두 시간 반 동안 이뤄진 좌담회 후 신씨는 일당 2만 5천원의 급료를 받았다. 신씨는 “아르바이트를 중개해주는 인터넷 카페에서 내가 원하는 제품의 모니터요원 구직 정보가 나올 때마다 신청한다.”며 “시간을 많이 뺏기지 않고, 새로운 제품을 가장 먼저 얻어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모니터요원에게 가장 필요한 조건은 평가자로서의 날카로운 비판력과 센스이다. 신씨는 “모니터요원의 이런 요건이 어떤 일에서든 간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신이 진출하고 싶은 분야의 기업에서 모니터요원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많다. 특히 모니터요원은 마케팅 관련 직무로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사전 실무 경험을 쌓는 데 좋다.


지난해 아르바이트천국(www.alba.co.kr)에서 ‘가장 해보고 싶은 아르바이트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 실시 결과 응답자의 53%가 ‘이색 아르바이트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응답했다. 구직자 2명 중 1명은 이색 아르바이트를 원하고 있다는 셈이다. 독특한 경험도 하고 고수입도 올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장점을 가진 이색 아르바이트. 앞으로도 이색 아르바이트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왕궁수문장교대의식재현
피팅모델

풍선아트 보조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