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장문의 글을 얼마나 읽는가. 아마 3시간이 채 안 될 것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읽는 글조차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대충 훑어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날이 갈수록 글 읽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독자가 글에 집중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이미지’다.이번 숙대신보 제1430호를 ‘이미지 배치와 활용’의 관점에서 살펴봤다. 숙대신보는 총 8면으로 구성돼 한 지면 당 2장에서 5장의 이미지가 첨부돼 있다. 먼저 학내보도 1면은 3개의 기사와 각 기사에 맞는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여기서 가장 마음에 드는
여행객의 시선에선 만물이 아름답다. 어느 것도 무심코 지나칠 수 없다. 낯선 곳이 주는 새로움은 무척이나 소중하다. 여행은 지겨울 만큼 익숙한 환경을 떠나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특별한 기회다. 식사 메뉴 하나에도 깊은 고민을 담는다. 그 한 번의 기회가 소중하기 때문이다. 직접 보고, 듣고, 느껴야만 얻을 수 있는 감정이 있다. 마음을 꾹 눌러 담은 사진엔 이 순간을 붙잡고 싶은 간절함이 드러난다. 책에선 여행할 수밖에 없는 지구의 매력을 호소하는 ‘작가 지구인’을 만날 수 있다. 여행자만 느낄 수 있는 미묘한 흥분과 여행을 마칠
지난 7일(목) 또 한 명의 교사가 목숨을 잃었다. 대전의 24년 차 베테랑 교사였던 그는 학부모 악성 민원으로 고통 받아왔다. 7월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390명 중 99.2%(2370명)가 ‘교권을 침해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 중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가장 많은 교권 침해 유형으로 나타났다.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법은 존재한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에선 구체적인 대응법을 명시하고 있다. 특별법엔 교육 활동을 침해
인간은 자연의 신비에 다가가기 위해 걸어 오르고, 배를 타고, 때론 건물을 세워 우러러 보기도 한다. 우러러보기는 종종 성공하는 듯하다. 그러나 인간은 신비의 세포를 볼 수 없다. 신비의 중추도 볼 수 없다. 신비는 창조된다. 창조는 인간의 노력 밖이다. 신과 같은 고차원의 존재가 지닌 힘은 인간이 아무리 가지려고 노력해도 가질 수 없다. 인간은 그저 굴종하는 동물이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인정할 건 인정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줄지어 선 노력들은 결국 수포로 돌아간다. 인간은 초월의 힘에 굴복해 그 존재를 인정하고 말 것이다.
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7월 개봉한 영화다. 전 세계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바비 인형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바비가 사는 ‘바비랜드’엔 인형 ‘바비’들과 그들의 짝인 남자 인형 ‘켄’들이 살고 있다. 바비는 의사, 흑인 대통령, 뚱뚱한 바비 등 다양한 직업과 외모를 가졌다. 바비랜드의 핵심 인물인 주인공 ‘바비’는 사회적 미의 기준을 충족하는 금발 백인 여성으로 ‘전형적인 바비’라 불린다. 바비랜드에선 바비가 모든 것을 주도한다. 켄은 바비가 관심을 주고 말을 걸 때만 가치 있는 존재가 된다. “바비랜드에서 바비는 바비(
필자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대학생이 된 후 도전하고 싶은 건 많았지만 용기 내지 못했다. 1년간의 휴학 후 복학했을 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보고 싶었다. 본지 활동은 새로운 삶을 원하던 당시 필자에게 마지막 희망이었다. 입사 후 처음으로 맡은 기사 주제는 ‘ME TIME’ 행사였다. 처음으로 행사를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며 하나의 기사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단 걸 느꼈다. 일주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기사를 생각했다. 월요일 발간된 신문을 본 기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가장 기억에 남은 건 기사 밑에 있는 바이라인이다.
지난 2022년 마이스터고가 단지 성별을 이유로 학생을 뽑지 않았다. 마이스터고는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 전문적인 직업 교육이 목적이다. 대부분 학생이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기보단 취업 전선에 뛰어든다. 마이스터고에 진학하길 원했던 한 여학생은 지원조차 못 했다. 여성이란 이유로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당한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러한 행위를 8월 24일(목) 성차별로 규정했다. 학교 측에선 두 가지 이유를 들어 해명했다. 이유는 ▶교육과정과 학교시설 ▶기업에서 수요가 적은 여성이었다. 첫 번째 문제는 기숙사였다. 마이스터고
‘ESG 보고서’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천하고 이를 공개하는 보고서다. 이 보고서엔 사회·환경·지배구조 측면의 성과가 담긴다.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당사의 지속 가능한 경영 실천과 성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해당 보고서로 기업은 이미지를 개선하고 투자자와 기업 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비롯해 시장 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단 장점도 지닌다.ESG 공시는 오는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 적용된다. 이에 국내 기업은 ESG 보고서를 꾸준히 발간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기관인 대학의 ES
충분할 줄 알았던 여름방학도 어느새 끝나고 긴 방학을 돌아볼 시간이 왔다. 창대한 계획을 세웠지만 흐지부지 보내버린 시간에 우울감이 찾아오기도 했다. 이럴 때 힘을 주는 것은 즐거웠던 여행의 추억이다. 난생처음 친구들과 떠난 여행의 목적지는 일본 오사카였다. 6박 7일의 긴 시간이었지만 세세하게 준비하지 않았다. 이틀 전에야 짐을 쌌고, 전날에야 숙소 예약이 하루 빠졌단 사실을 알아차렸다. 출발 당일엔 일행이 비행기 시간을 잘못 예약한 걸 모른 채 탑승하려다 삐삐 소리와 함께 탑승이 거절되기도 했다. 매일 새벽이 돼서야 다음날 일정
언론의 본질은 무엇일까. 언론은 우리가 선행과 재난을 인지하고 사건이 삶에 미칠 영향력을 고민하게 한다. 언론의 역할은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사건에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언론의 가치는 대중에게 스스로 사고하고 행위를 하는 주체성을 부여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앞서 다룬 언론의 본질을 떠올리며 제1429호를 살펴봤다. 필자는 학내보도 1면의 구성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이를 비판하는 과학자들, 기업의 허울뿐인 환경 캠페인 사이에서 언론이 환경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중요
필자는 큰 야망과 각오 없이 도전하고 싶단 마음 하나만으로 무턱대고 숙대신보 지원서를 작성했다. 목표가 없었기에 본지에서의 활동에 짓눌린다고 생각했다. 본지에 맞지 않는 인재란 생각에 매일 입사를 후회했다. 하루하루 감당할 수 없이 바빠 마음에 쓰나미가 일듯 무너져내릴 것 같은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까지 기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첫 기사를 쓰며 작성한 기사의 의미를 찾을 수 없어 괴로웠다. 매주 남는 신문과 당위성 없는 기사에 정성을 쏟고 싶지 않았다. 한 마디로 길을 잃었다. 그 시기 ‘정부 ‘제3자 변제안’ 학내
공간에 대한 애정은 중요하다. 공간의 의미는 공간 자체의 의미와 공간에서의 경험이 결합돼 재탄생한다. 필자는 입학 후 낯선 학교생활을 견디며 꽤 지쳐있었다. 적응하기 위해 마음 둘 곳이 필요했고, 홀로 옥상정원에 올랐다. 학교 생활에 적응한 이후엔 친구들과 옥상정원에 올랐다. 옥상정원이 친구들과 추억을 쌓는 공간으로 의미가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지친 상태라면 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보자. 도저히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는다면 옥상정원에 올라서 보자. 사랑에 빠지기 충분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질 테니까.수학 20 조승연
우리가 취미로 할 수 있는 활동은 어디까지일까. 대학생이 되고 난 후 다양한 취미를 접한 필자가 늘 가져왔던 생각이다. 특히 필자는 공연 동아리에 본업 못지않은 노력을 들이기도 했다.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연습에 오랜 시간을 할애하고 때론 대관과 기획까지 담당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지인이 활동하는 ‘메리오케스트라’가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단 소식을 듣고 공연장을 찾았다. 롯데콘서트홀은 대규모 음악 전용 콘서트홀이다. 필자는 이곳에선 전문 오케스트라만이 공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1부에
모든 일에 정답이 있다고 믿었다. 정답이 곧 최고라고 생각했다. 타인이 정해둔 답에 맞춰가며 안도감을 느꼈다. 스스로 길을 개척할 필요가 없으니 마음이 편했다. 어린 시절엔 정답을 찾는 것도 쉬웠다. 동그라미 가득한 성적표만 있으면 최고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신문이 어려웠다. 매번 새로운 일을 마주하며 올바른 답을 만들어 내야 했기 때문이다. 8면의 신문을 완성하기 위해 수천 번의 선택을 마주하며 어느 것이 정답인지 고민했다. 매번 막막함에 한숨지었다. ‘내가 틀리면 어떡하지’란 상념에 사로잡혔다. 신문을 만드는 과정은 혹독하다
그해 우리는 서로의 섣부름이었습니다, ‘선잠’. 작가는 자신의 삶에서 큰 행복이나 불행일 수 있는 순간을 타인에게 고작 ‘섣부름’이란 단어로 소개한다. 이 대목에서 작가가 일상을 얼마나 일상답게 받아들이고 즐겼는지 알 수 있다. 섣부름이란 때론 어설프지만 애틋하고, 익숙하지 않지만 뜨겁도록 열정적이다. ‘우리’의 끝이 뿌리 깊은 나무일지, 심은 지 하루 채 되지 않은 나무일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끝엔 사랑이 남았다. 미련이 없었기에 이런 울림의 글을 적었으리라 생각한다. 더해야 할 말도 덜어낼 기억도 없는 그해 여름의 일입니다,
우린 돌봄 없이 살 수 없다. 탯줄이 끊기는 순간부터 한 줌의 재가 될 때까지. 아니 어쩌면 세포였을 때부터. 돌봄은 물이나 산소처럼 당연하다. 그래서인지 쉽게 평가절하된다. 돌봄 제공자에겐 ‘사랑’이란 이름의 희생이 강요된다. 희생의 공백은 여성, 그중에서도 빈곤국 여성이 대신한다. 일상을 지탱하는 돌봄은 그렇게 저임금으로 외주화된다. 돌봄은 총체적이다. 돌봄의 문제는 여성의 문제이며, 동시에 장애인의 권리이자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다. 돌봄 없는 사회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린 돌봄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돌봄을 둘러싼
어느덧 종착지다. 필자는 5월을 끝으로 지난 2년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한다. ‘대학에 왔으니 열심히 살아보자’는 막연한 목표 하나로 본지에 입사했다. 그러나 숙대신보는 어느새 대학 생활의 전부가 됐다. 마지막으로 이곳에 필자의 흔적을 남긴다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신문을 만드는 과정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 기삿거리를 정하고, 취재하고, 글을 쓰고, 지면을 구성해 완성하기까지 길고 험난하다. ‘발간’이란 목적지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어떤 파도가 장애물이 돼 우릴 덮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목적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