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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솔한 대화
숙대신보
202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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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중증 뇌병변장애인 현진(가명)에게 한 산부인과 의사가 “혹시 성폭행당하셨나요?”라며 황당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병원에 동행한 남성이 남편이며 결혼한 사이라고 반복해 설명했다. 현진은 왜 이런 모욕적인 말을 들으며, 결혼한 사이임을 직접 설명해야 할까.임신한 장애인은 주변으로부터 축복은커녕 우려와 차별이 담긴 시선을 받는다. 실제로 그는 결혼부터 순탄치 않았다. 시아버지는 아들을 “호적에서 파버리겠다”며 결혼을 강하게 반대했고 혼인신고 후에도 현진을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장애 없이 태어난 손자를 시아버지 품에 안
학생칼럼
숙대신보
202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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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더 앞쪽에, 더 위쪽에 위치한 내용일수록 중요하다. 지면 안내는 숙대신보 1면 최상단에 자리한 만큼 기사의 핵심이 간결하고 흥미롭게 작성돼야 한다. 필자가 본지 기자였을 적엔 기사 본문을 작성하는 일보다 기사에 어울리는 제목과 지면 안내를 붙이는 일이 더 힘들었다. 후배 기자들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독자는 기자가 아무리 열심히 쓴 기사라도 읽고 싶지 않으면 신문을 넘기지 않는다. 지면 안내를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는 조사 하나, 문장부호 하나 고쳐가며 완성한 기사가 한 줄이라도 더 읽혀야 하기 때문이
독자의 일침
숙대신보
202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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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의 시작점에서 태어나 서로 다른 일을 겪으며 자라왔다. 하지만 어떤 지점에선 우리의 기억이 만나기도 한다. 바로 감정을 느낄 때다. 시간에 휘발되고 현실에 짓눌리기 전 ‘생생한 감정’은 서로 다른 우리의 기억을 관통하는 강렬한 공통분모가 된다. 관통된 기억들은 공명하며 뒤섞인다.「경애의 마음」은 유난히 그런 소설이다. 공감과 몰입을 넘어 기억이 떠오르듯 읽히는 책이다. 필자가 겪어보지 못한 직장생활이나 지독하게 아픈 사랑마저도 직장의 언어, 연애의 언어가 아닌 ‘사람의 언어’로 쓰여 있어 꼭 필자의 일 같았다. 사람의
이주의 문화
숙대신보
202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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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만평
숙대신보
202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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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필자는 둘 중 후자에 해당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을 듣는 것은 재밌는 일이다. 필자가 몰랐던 정보를 알게 되는 것도 흥미롭다.숙대신보에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개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고 또 하나는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취재를 하다 보면 아무리 검색해도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속한 학내보도부에선 주로 본교에 관한 사항을 다
취재수첩
서혜란 기자
2022.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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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본교에 입학한 지 3년이 됐다. 필자는 ‘코로나학번’으로 불리는 20학번이다. 이번 학기엔 많은 학우들에게 대면 강의실이 열렸다. 대면 강의가 재개된 올해의 ‘3월 2일(수)’은 틀림없이 다르게 기억될 것이다.전공과목을 대면 강의로 수강하는 건 처음이다. 교수님으로부터 강의실에서 만나잔 문자를 받았을 때 필자는 정말 등교하는 것이 맞는지 재차 문자를 확인했다. 2년간의 비대면 대학 생활이 빚은 ‘대면에 대한 낯가림’이다.대학 입학 후 오랜만에 수많은 발걸음이 같은 곳으로 향하는 광경을 봤다. 평소 좌석이 반쯤 비어 있던 400
부장칼럼
조윤지 기자
2022.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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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솔한 대화
숙대신보
2022.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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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월) ‘청년희망적금’이 출시됐다. ‘최대 36만원의 저축장려금’ ‘이자소득 비과세’ 등의 문구로 개설 전부터 대중의 이목이 집중된 해당 상품은 가입조차 쉽지 않았다. 여러 은행사이트는 마비되기 일쑤였고, 초조함에 은행 창구를 찾은 청년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동일한 상황이란 설명을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예상보다 상품 수요량이 많아지자 출시 이튿날 정부는 청년희망적금 확대 운영을 의결했다. 5부제 기간 동안 가입하지 못한 청년들은 해당 조치로 한시름 놓았다. ‘희망’이란 이름을 가졌음에도 예산이란 벽에 막
사설
숙대신보
2022.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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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 대학 학보처럼 가볍지 않았다. 적어도 첫인상은 그랬다. 1면 톱 기사 ‘총장 공약 이행 점검’의 제목을 보고 ‘숙대신보’의 정체성이 어떠할 것이라 짐작했다. 제목과 도표는 시선을 끌기 충분했지만 총장 인터뷰 진행 계획을 전하는데 그쳤다.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사용해 총장의 공약 진행 상황을 측정하고 학내 구성원의 평가를 담아야 했다. 총장은 평가 대상이어야 한다. 총장 스스로 자신의 공약을 평가하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사회면 ‘대학언론인 만난 대선 후보 이재명’ 기사도 피상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독자가 대학생이라면 기성
독자의 일침
숙대신보
2022.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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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일어날 일은 나한테 달렸어. 다음에 일어날 일은 당신한테 달려 있지 않아. 무슨 일이 일어나든 진짜 결말 같은 건 없으니까.” 연극 의 주인공 ‘데클란’의 대사다. 데클란은 스코틀랜드의 한 도시 에든버러의 저소득층 주택가에서 가정 폭력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그는 미술에 재능을 가졌지만그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재능을 펼칠 수 없도록 막는다. 솔즈베리 언덕은 그가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세상에 분노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공간이다.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그곳에서 그는 극단적인 시도를 하려는 ‘리비’를 만
이주의 문화
숙대신보
2022.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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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금)에 개막한 ‘2022 베이징 올림픽’은 지난달 20일(일) 폐막식을 끝으로 열전의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종합 14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운동경기에서 ‘헝그리정신’이 필요하단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의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와 같이 끊임없는 도전 욕구가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 후 일부 사람들은 “우리나라 헝그리정신 많이 죽었네” “옛날엔 전 종목에서 금메달 따더니 한국 쇼트트랙도 이제 예전 같지 않다”는 반
학생칼럼
숙대신보
2022.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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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만평
숙대신보
2022.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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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이번 학기 발간이 끝났다. 지난 1년간 숙대신보는 필자가 동경하던 집단에서 의지가 되는 동료로 다가왔다. 필자는 지난 2019년 학과의 지도교수님이 숙대신보를 권하던 모습을 선명히 기억한다. 당시엔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 판단해 멋쩍게 웃어넘겼다. 그해 가을, 동기가 수업까지 결석해가며 완성한 숙대신보 기사를 교내 카페에 앉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부터 마냥 즐거웠던 삶이 부족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그 부족이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몰랐다. 그저 목적없는 공부로 인해 생긴 권태로움이라고 생각
취재수첩
장다인 기자
2021.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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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둘째 주 목요일, 전국 고사장엔 간절한 기운이 감돈다. 학생들은 수년간의 노력을 성적표 한 장에 담고, 대학은 이를 바탕으로 소수에게 환희를 다수에게 좌절을 안긴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집단이 있다. 바로 비수도권 지역에 위치한 대학 '지방대'다.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지방대의 몰락을 가속화한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전체 유·초·중등 교육기관의 학생 수는 약 596만명으로 전년 대비 약 5만명 줄었다. 학령인구의 감소는 지방뿐 아니라 전국 대학의 정원
사설
숙대신보
2021.11.22 00:00